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미국, 인플레 갸우뚱 하는 사이…한국, 금리인상 카드 먼저 꺼내나

등록 2021-06-11 16:14수정 2021-06-12 02:36

5월 미국 물가 5.0% 급등, “일시적 영향 크다” 시장은 안정
이주열 한은 총재 11일 창립 기념사 “통화정책 정상화” 강조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13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에도 에스앤피(S&P)500 지수 최고치.”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물가 지표를 두고 또 인플레이션 논쟁이 벌어지는 사이 11일 오전 한국에서는 연내 금리 인상 신호가 켜졌다. 한국은행이 물가의 불확실성은 있지만, 자산시장 과열 등 불균형을 더이상 놔둘 수 없다는 판단을 내비치는 등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끌어올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창립 제71주년 기념사’에서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 하반기에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례없이 과감한 경기 부양 조치들은 갑작스럽게 닥친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면서도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부문간·계층간 불균형이 확대된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의 근거를 물가보다는 경기 회복세와 가파른 가계빚 증가와 자산시장 과열 등 금융 안정에 찾는 모양새다. 한은은 올해초부터 두드러진 물가 상승 흐름에 대해선 일시적 공급 문제와 수요 회복이 혼재돼 있다고 판단하며 향후 흐름에 불확실성이 있다고 인식을 유지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은 총재. 한국은행 제공

이에 시장에선 한은의 금리 인상 시점이 내년 상반기로 점쳐지던 애초 예상보다는 좀더 앞당겨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특히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인 4%로 예측이 되는 데 반해 현 금리 수준은 0.5%로 매우 낮은 터라, 연내 한 두번의 소폭 금리 인상은 경기 개선세를 해치지 않으면서 자산시장 과열은 가라앉힐 수도 있는 수준이라는 뜻이다. 지난해 5월 이후 1년째 유지되고 있는 현 정책 금리 수준은, 코로나19 위기 전(1.25%)에 견줘 0.75%포인트나 낮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가 지난 10일 “(기준금리가) 낮은 수준에서 소폭 점진적으로 올라가는 것은 긴축 기조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은은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우리 통화정책은 국내 경제 여건에 맞춰서 결정하는 게 맞다”란 원론적 입장에서 한 발 나아간 발언도 내놓은 바 있다. “미 연준이 완화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국내 여건에 맞게 통화정책을 조정하면, 그만큼 우리로서는 우리 상황에 맞춰서 속도 조절할 수 있는 여지가 훨씬 더 넓어진다.” 이와 관련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기축통화국 금리보다 높아야 투자자가 유입될 수 있어 금리를 올릴 때는 내릴 때보다 미국과의 관계 부담이 적은 편이다”고 말했다.

한편 똑같이 긴축 긴장감을 주는 행사가 있었던 미국은 지난 새벽 오히려 차분한 모습이었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5.0%으로 13년 만에 가장 높았는데, 뉴욕증시는 상승 마감한 것이다. 에스앤피 500지수는 4239.18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국 물가는 에너지(28.5%), 중고차(29.7%), 자동차렌탈(109.8%), 항공료(24.1%) 등에서 큰 폭 올랐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으로 보기에는 일시적인 부분이 많다는 연준의 시각을 시장도 일부 수용했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즈>는 “투자자들은 물가 데이터에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데이터가 연준 정책에 대한 전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았다고 생각했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테이퍼링 및 금리 인상에 들어갈 때까지 시간을 조금 더 번 것이다. 다만 인플레이션 논쟁이 사그라들지 않고, 고용시장이 서서히 회복되면 미국도 하반기 테이퍼링 논의는 시작할 수 있다. 미 경제 매체 <시엔비시>(CNBC)는 지난 7일 “연준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자산매입 감축을 시작할 수 있다”며 “(그대신) 금리 인상은 장기적 테이퍼링 후에 ​​단행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