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되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갈수록 광범위하고, 역동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자동차 산업의 빅블러 현상은 기존 산업구조와 인프라 부분까지 재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정선영 부연구위원과 이솔빈 조사역은 14일 ‘빅블러 가속화의 파급효과,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이슈노트를 통해 “미래차 시대에는 과거 공급자 중심의 획일화된 대량 생산 체제에서 탈피해 수요자 중심, 서비스 중심, 다양성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래차가 교통 체증과 환경 오염 문제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바라봤다.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인해 안전성이 강화될 수 있으며, 기술 발달로 도심의 주차난 해결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자동차 산업 자체의 생태계 변화도 가져온다. 보고서는 “자동차의 하위 부품시장은 미래차와 관련한 전자통신기기 및 부품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동차의 기계적 요소로 인한 수직적 생산 구조도 새로운 생태계 아래에서 수평적 구조로 전환될 것으로 분석했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기반으로 성장한 산업들도 변화에 직면한다. 보고서는 “철강·정유산업, 건설업, 보험업 등 내연기관 자동차를 기반으로 성장한 연관 산업들은 기존 산업의 약화로 인해 비즈니스 모델에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래차와 관련해 전기차 충전사업,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장 등 새로운 비즈니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인프라도 재구성된다. 보고서는 “패러다임 전환에 맞추어 기존의 도로, 교통 시스템 및 도시 구조 등 인프라의 전면적 변화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빅블러 현상은 지난 10년보다 향후 10년의 변화가 훨씬 역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빅블러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적극적인 정책 대응에 따라 변화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며 “정책당국은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선제적 빅블러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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