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26일(현지시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한 시위 참가자가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할 것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프랑크푸르트/AFP 연합뉴스
미국·유럽이 국제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러시아 은행을 제외하기로 하자 금융당국이 국내 기업·개인의 자금거래에 미치는 피해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27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스위프트에서 전체 은행이 빠질 경우 사실상 대체방안을 찾기 어렵지만 미국·유럽국가가 러시아의 일부 은행을 제외한다고 했으므로 제재 대상이 아닌 은행과는 거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제재 대상인 러시아의 스베르은행도 30일간 유예기간을 두고 있는 만큼 추가 제재도 유예기간이 있을 경우 대응할 시간은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제재를 기획재정부는 지난 25일 “우리 기업이 러시아와 결제 시 애로가 발생할 경우 대체계좌 개설을 통해 무역대금 결제에 지장이 없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스위프트는 200여개 국가의 1만1천개 은행을 연결해 은행간 자금결제·메시지 전송 등을 처리하는 금융통신망이다. 거래 은행이 스위프트에서 빠질 경우 결제·송금을 하기 매우 어려워진다.
금융감독원은 이번주 중으로 러시아 금융제재 관련 ‘금융애로 상담센터’를 설치해 금융거래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또 러시아 은행과 거래하는 국내은행으로부터 신용장이나 수출환어음 매입 등 무역금융 관련 자료를 받아 국내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고 있다.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 수위가 높아지면서 국내 금융회사들도 신용위험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국내 전체 금융회사의 러시아 관련 신용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14억7천만달러(약 1조7706억원)다. 전체 금융회사 대외 익스포저에서 0.4% 정도 차지한다. 신용위험노출액은 대출이나 유가증권, 통화스와프 상품 등이 러시아의 경제·사회적 변화로 인해 얼마나 손해를 입을지 산출한 금액이다.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러시아에 현지 법인을 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신용위험노출액 규모가 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하나은행은 2960억원, 우리은행은 2664억원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체로 러시아에 나간 우리 기업에 대출하거나 상품을 판 것들인데 외환거래가 제한되면 다소 영향이 생길 수 있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 가치가 급격히 변동할 경우 발생할 위험을 점검하며 대응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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