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수출입 거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위해 긴급자금 2조원을 공급한다. 기존 대출 만기도 1년 연장한다.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4일 이런 내용을 담은 긴급 금융지원 프로그램 세부 시행방안을 확정했다.
국책은행은 이날부터 우크라이나 사태 피해기업에 신규 운영자금 특별대출 2조원을 제공한다. 산업은행은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금리를 최대 0.4~0.9%포인트 내려 8천억원을 공급한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에 최대 0.5%포인트 금리가 낮은 대출 7천억원을 제공한다. 수출입은행도 중소·중견기업에 최대 1%포인트 금리를 내려 5천억원을 대출해준다.
정책금융기관은 기존 대출·보증을 1년간 전액 만기연장한다. 정부는 시중은행도 피해기업 대출 만기를 연장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긴급 금융지원 대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에 진출한 국내 기업, 지난해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와 수출·수입 등 거래 실적을 보유하거나 향후 수출·수입 등 거래가 예정된 기업, 이들과 연관된 협력·납품업체 및 공급망 전후방에 위치한 기업이다.
금융위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 변동, 공급망 위험 확대 등 우리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지원규모·대상 확대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원자재 확보, 물류 인프라 구축 등 경제 전반의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15조원 규모의 금융지원도 별도로 시행한다. 금융지원 기본협정(F/A) 대상을 현행 건설·플랜트 위주에서 글로벌 핵심 원자재 공급자 등으로 확대한다. 기본협정은 국외 주요 발주처와 금융조건을 미리 확정한 뒤 개별 거래를 할 때 금융지원을 하는 제도다. 물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컨테이너선 확보를 지원하고 공급망 애로를 겪는 기업에 유동성 공급도 확대할 계획이다.
에너지·원자재·곡물 등 주요 품목 물가 관리도 강화한다. 네온·크립톤 등 주력산업 공정에 쓰이는 핵심품목은 이달 중 할당관세 적용 여부를 결정한다. 할당관세는 특정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한시적으로 낮추거나 높이는 제도다. 4월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20% 인하 및 액화천연가스 할당관세 0% 적용을 7월말까지 석 달 연장해 국내 수급안정을 도모한다.
곡물은 겉보리, 소맥피 등 사료 대체원료 할당관세 물량을 이달 안에 늘리고 우크라이나산 수입물량이 제대로 반입되지 못할 경우 대체 수입선을 찾는다. 수산물은 명태·대구 등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주요 품목의 재고량을 점검해 필요 시 정부 비축물량을 방출할 계획이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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