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내년 4월 10억달러어치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이행을 공식화했다.
한화생명은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내년 1분기에 외화자산을 현금화해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상환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2018년 4월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내년 4월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콜옵션 행사) 기일이 돌아오는데, 이를 기존에 갖고 있던 재원으로 상환하겠다는 얘기다. 이 경우 새로 채권을 발행해 기존 채권을 상환하는 차환발행과 달리 그만큼 보험사의 자본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최근 자본조달 여건이 크게 나빠진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 한화생명은 차환발행 목적으로 7억5천만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으나, 시장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자 발행 계획을 철회했다. 차환발행이 힘들 경우 아예 조기상환을 포기하는 선택지도 있지만, 흥국생명의 조기상환 불발 사태가 시장에 큰 타격을 주자 이 또한 고려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의 자본 적정성이 얼마나 타격을 받을지는 변수로 남아 있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신종자본증권을 차환발행 없이 상환할 경우 그만큼 재무 건전성이 나빠진다. 올해 3분기 말 한화생명 지급여력(RBC)비율은 159.0%로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살짝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대형3사인 삼성생명(236.2%)과 교보생명(175.9%)보다 크게 낮다.
한화생명은 “신종자본증권 상환 시점인 내년 4월에는 새로운 감독규정(K-ICS) 기준으로 평가될 것”이라며 “감독당국이 요구하는 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수준으로 킥스(K-ICS) 비율을 관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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