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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자금 동원력 앞선 국민은행에 손짓

등록 2006-03-22 07:40

론스타, 외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사실상 선정
금감위, “독과점 문제 없을 것” 분위기도 작용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가 국민은행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택한 것은 국민은행이 하나금융지주보다 자금동원 능력이 앞선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이번 매각건을 마무리짓고 싶어하는 론스타로서는 자금동원 능력이 떨어지는 하나금융지주보다는 국민은행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동안 금융권 안팎의 관측이었다.

론스타가 하나금융지주를 기피하는 것은 매각대금을 받는 데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나의 경우 최대 7조원이 소요되는 인수자금 가운데 3조원은 자체자금, 2조원은 국민연금, 나머지는 다른 기관투자가로부터 조달할 예정이지만, 국민연금 자금은 주식 발행 방식으로 받아야 해 시일이 걸리고 다른 자금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금융감독 당국이 국민은행에 대해 뚜렷하게 반대 의사를 나타내지 않고 있는데다 국민은행을 미는 듯한 분위기가 있는 점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대동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민은행의 독과점 논란에 대해 “공정위가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공정거래법상 1위 사업자의 점유율이 50% 이상, 상위 3개 사업자가 75% 이상을 점유하는 경우에 독과점으로 보기 때문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해도 시장점유율이 30%대이기 때문에 문제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다른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도 이날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해 시장점유율이 30%를 넘어간다 해도 독과점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일부에서는 미국의 사례를 들어 시장점유율이 30%를 넘어가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미국은 예외적인 사례이며 영국 프랑스 등 대부분의 국가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가격을 가장 많이 써낸 것으로 알려진 싱가포르개발은행(디비에스·DBS)의 경우 금융감독 당국이 은행 대주주 자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 탈락 이유다. 이미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판정을 받은 테마섹이 디비에스의 경영에 참여하면, 두 회사가 동일인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디비에스도 비금융주력자로 판정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금감위의 설명이다. 테마섹은 디비에스 지분 28%를 갖고 있다. 비금융주력자는 은행법상 의결권 있는 은행 지분 4% 이상을 취득할 수 없게 돼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테마섹의 사외이사 2명이 디비에스 이사를 겸하고 있고, 이 중 한명은 디비에스 이사회 의장으로 있다”며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디비에스 쪽은 “인수전 결과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금감위의 최종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변수는 남아 있다. 독과점 판단 주체인 공정위 쪽에서는 아직 심사도 하지 않았는데 결론을 내는 것은 섣부르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결합에 따른 경쟁 제한성을 따지는 일은 엄연히 공정위의 몫이며, 사견이라도 다른 부처 공무원이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공정위는 현재 사전심사 요청이 들어올 가능성에 대비해 외국사례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위가 이날 디비에스를 비금융주력자로 분류해 외환은행 인수에 선을 그은 것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금융-산업자본(금산) 분리’ 규제 폐지론에도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폐지론자들은 금산 분리가 국내은행 인수전에서 국내 자본이 역차별 당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해왔는데, 이번 외환은행 인수전에서는 역으로 금산 분리 원칙이 국내자본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현 조성곤 김성재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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