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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특판예금 쏟아내…일반예금도 특정고객엔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정상금리인 4%대보다 높은 5%대에 접근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치열한 예금 수신 경쟁을 벌이면서, 지점장 전결금리나 우대금리 등을 적용해 4%대 후반의 금리로 예금을 유치하고 있고 5~5.1%대의 금리를 내세운 특판예금도 쉴새 없이 내놓고 있다. 소규모 저축은행들도 파격적인 금리를 내세워 부동자금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3.3~3.8%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선택의 폭이 훨씬 커진 셈이어서, 소비자들은 조금만 ‘발품’을 팔면 쉽게 5%대 예금을 찾을 수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이번주부터 1년 정기예금에 최고 연 5.1%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예금 1조원어치를 판매하고 있다. 외환은행도 지난 15일부터 1억원 이상 1년 만기 예금에 5.1%의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예금을 내놓았는데, 2주 만에 6천억원어치를 팔았다. 신한은행은 지난 29일부터 자사 여자농구단 성적에 연계해 최고 연 5.7%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하나은행은 지난 3월에 2조원의 특판예금을 판매한 데 이어 4월20일부터 5월19일까지 5% 금리로 1억원 이상 예금을 2조4천억원이나 유치했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6월 판매한 특판예금의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올해 다시 5%대의 특판예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들도 최근 연 5.5∼5.8%짜리 특판예금을 내놓고 있는데, 최근 경기저축은행이 구리점을 개설하면서 판매한 연 5.8% 특판예금은 판매 열흘 만에 300억원 어치가 모두 팔렸다.
최근엔 특판예금이 아닌 정기예금의 본점 승인금리가 5%를 넘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본점 승인금리는 소수의 주요 고객에게만 적용되고 형평성에 문제가 있어 대외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5.0~5.1%의 본점 승인금리가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예금금리 인상으로 지난 4월에 연 5% 이상의 정기예금 금리를 적용받은 고객은 전체 예금자의 10.5%를 차지했다. 이는 2003년 1월의 13.2% 이후 3년3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9일 발표한 ‘4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동향’을 보면, 저축성 수신의 평균금리는 연 4.37%로 2003년 2월 이후 가장 높았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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