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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예금보험공사 “물렁하게 보면 다쳐”

등록 2006-06-08 19:07

한화에 대한생명 추가지분 매각값 높이기
하나지주쪽 대투운용 매각에도 제동 방침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노력 당연” 긍정 평가
‘예금보험공사가 깐깐해졌다?’

부실금융기관에 투입된 대규모 공적자금을 회수 중인 예금보험공사의 최근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예보는 지난주 대한생명 매각의 무효를 주장하며 국제중재기구에 중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결과에 따라 대한생명 매각이 원천 무효가 될 수도 있는 ‘메가톤급’ 사안이다. 그동안 금융기관의 헐값 매각 논란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던 예보가 이번 중재신청을 시작으로 ‘제자리 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예보는 8일에도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화그룹의 강경대응 방침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보는 한화가 전날 이사회에서 예보가 갖고 있는 대한생명 지분 16%를 주당 2275원에 매입하는 콜옵션을 조기에 행사하기로 결의한 것에 대해 “중재가 끝날 때까지 콜옵션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일축했다. 김기진 예보 이사는 “중재는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며, 콜옵션 가격을 높이거나 손실보상 등 여러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화에 파는 콜옵션 가격을 높여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공적자금위원을 지낸 김주영 변호사도 “국민혈세가 3조5500억원이나 투입된 대한생명이 자격도 없는 한화에 헐값으로 팔렸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예보가 지금이라도 책임의식을 느끼는 건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예보는 한화의 대생인수 문제제기에 이어 하나금융지주가 추진 중인 대투운용 매각에도 정면 대응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5월 대투증권을 인수한 뒤 1년 만에 대투증권의 자회사인 대투운용을 외국계 증권회사인 유비에스(UBS)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예보는 이 역시 그냥 지나쳐서는 안될 사안으로 보고 있다. 부실덩어리인 대투증권과 대투운용에 3조9천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고, 하나금융에 이를 매각한 가격은 475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투운용의 매각대금은 3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거래가 성사되면 하나금융으로서는 불과 1년 만에 투자금액의 상당부분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하나금융 쪽은 “인수 당시 1년 뒤엔 대투증권 지분 49% 이하는 팔 수 있도록 계약을 했다”면서 이번 매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예보 쪽은 “하나지주가 대투증권과 대투운용 펀드판매 수수료 배분 비율을 ‘94:6’에서 ‘70:30’으로 변경해 매각하려고 한다”면서 “이는 대투증권의 기업가치를 대투운용에 넘겨서 파는 것이기 때문에 분명히 따져볼 사안”이라고 벼르고 있다. 예보 고위관계자는 “엄청난 공적자금을 들인 대투증권을 하나금융에 판 것은 하나금융이 이를 잘 경영해 증권산업 발전이나 자본시장 안정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라며 “인수회사의 주요 부분을 외국계에 파는 것은 이런 계약의 정신을 위반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는 예보가 앞으로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뿐 아니라 금융안전망기구로서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방향과 지배구조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예보는 오는 8월 이후 가시화될 신한금융지주 지분 5.6%의 처리와 관련해서도 무작정 외국자본에 넘기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뜻을 비쳤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옵션을 행사해 예보가 갖고 있던 지분 5.6%를 비앤피파리바에 넘겼다. 예보가 지분을 출자해 앞으로 추가로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금융기관은 우리금융지주와 대한생명을 비롯해 서울보증보험, 푸르덴셜투자증권, 제주은행, 농협 등이 남아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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