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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신호와 액션이 따로노는 한은총재

등록 2006-07-07 19:13

금리인상 내비추다 ‘미사일’ 이유로 콜금리 동결
하반기 경기하강 우려불구 인상 고수로 시장 헷갈려
통화정책의 향방이 요동치면서 중앙은행이 시장에 명확한 신호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7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콜금리(무담보 익일물 기준) 목표를 현재 수준인 연 4.25%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2분기 이후 경기회복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지만 고유가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콜금리 인상을 결정했던 지난달의 상황 인식과 거의 똑같은 내용이다. 한은은 이 날 별도로 배포한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을 통해 우리 경제는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경기상승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반면, 하반기에는 물가 오름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경기가 괜찮은 만큼 물가 상승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콜금리를 인상한다던 지난달의 논거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콜금리를 동결한 데 대해 이 총재는 “며칠 전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 이후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두고 봐야 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말로 숨고르기에 나선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최근 경기 인식을 둘러싸고 정부·여당에서 가해진 우회적 압력이 콜금리 동결 결정의 배경이 되었냐는 질문에 대해선 “통화정책을 둘러싼 제도와 환경이 몇 년 사이 많이 바뀌었다”는 말로 즉답을 피한 채 불편한 심기를 에둘러 표현했다.

하지만 반전은 또 한차례 기다리고 있었다.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올 연말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에 이를 것”이라며 “통화정책은 최소한 6개월 뒤의 미래 물가에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총재는 “물가와 성장 가운데 성장에서 오는 위험은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 경기 둔화를 우려해 더 이상 금리를 올려선 안된다는 주장과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콜금리 동결 전망이 지배적이었던만큼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97(0.79%) 오른 1273.93으로 장을 마감했다. 채권시장에선 금리인상 기조가 남아있다는 쪽에 무게가 실려 채권금리가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한은의 경기 인식과 행동에서 일관성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연구센터장은 “정부여당의 강력한 주문과 미사일 파동 등을 고려할 때 콜금리 동결은 예견된 일”이었다며 “금리를 동결하면서 지나치게 물가 상승 압력을 내세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부장은 이 총재의 거듭된 강조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은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여지는 없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홍 부장은 “미사일 파동 등을 들어 금리를 동결한 것과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통화긴축을 강조하던 것은 별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경기모멘텀이 하강 추세에 접어들어 앞으로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은데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나치게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를 보였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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