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으론 자영업자 부담율 2배
“탈세 원인…소득파악 힘써야”
“탈세 원인…소득파악 힘써야”
현행 소득세법에는 소득이 같으면 자영업자가 근로자(봉급생활자)보다 세금을 더 내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근로자가 자영업자보다 세금을 더 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탈세 가능성 때문에 자영업자들의 세율을 높여 놨지만, 실제 이들의 탈세액이 더 내는 세금보다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병목·안종석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펴낸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의 과세형평성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에서, “법적으론 자영업자의 세부담율이 근로자의 2배지만 실제로는 근로자가 자영업자보다 1.15배 세금을 더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이 2004년 통계청 가계조사 자료를 근거로 근로자 가구와 자영업자 가구의 세부담을 비교한 결과를 보면, 근로자의 법정 세부담률은 각종 공제를 최대한 적용받았을 때 소득금액의 3.34~6.84%였지만, 자영업자 가구는 평균 13.96%로 나타났다.
법적으로만 보면 자영업자가 훨씬 세금을 많이 내도록 돼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세금을 낸 근로자 1570가구와 자영업자 407가구의 실제 세부담을 분석해 보니, 소득대비 평균 세부담률은 근로자 가구는 3.35%였고, 자영업자 가구는 2.90%에 그쳤다.
연구원들은 또 가계조사 자료의 자영업자 사업소득은 실제 소득의 70% 안팎 수준인 것으로 추정돼,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세금 격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안종석 연구위원은 “자영업자의 실제 세부담이 더 낮은 것은 이들의 탈세 때문으로 추정된다”면서 “세부담의 형평성을 위해 이런 격차를 줄이는 방안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전병목 연구위원은 “각종 공제로 근로자의 세부담을 낮추는 방식은 모든 자영업자들의 탈세를 가정하고 있어 오히려 이를 고착화할 우려가 있다”며 “자영업자의 소득파악에 주력하되, 자영업자들의 경영상 위험부담을 세금으로 보전해 주는 차별적인 소득 세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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