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금리영향 원화 강세
변동성 커지다 안정 찾을듯
변동성 커지다 안정 찾을듯
원-달러 환율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22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940원까지 떨어졌으나 전날에 비해 2.5원 오른 946.8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엔 6원 이상 떨어지면서 두달 만에 94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주식시장도 덩달아 요동쳤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수출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18.41이나 떨어진 1348.38로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다음주에도 외환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하지만 연말께로 갈수록 오히려 다소 올라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왜 흔들리나?=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며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약세 흐름이 분명해지고 있다. 일본의 2분기 성장률이 0.2%에 그쳐 예상보다 회복속도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는 것도 엔화에 비해 원화가치를 상대적으로 더 높여주고 있다. 성장을 중시하는 아베정부 출범으로 일본은행이 금리를 쉽게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것도 원화 강세에 한몫했다. 8월을 고비로 대외교역 여건이 바뀐 것도 원화강세 요인이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가격은 크게 오른 반면, 수입비중이 높은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005년말 기준으로 국내총생산 대비 원유수입비중은 한국이 5.8%, 일본이 2.5%로, 유가하락에 따른 수혜는 한국이 더 크다”며, “그 결과가 원화의 상대적 강세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양진영 외환은행 외환운용팀장은 “추석을 앞두고 기업들이 달러를 원화로 바꾸고 있고 수출기업들의 네고물량까지 몰리면서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급락 가능성은?=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데 동의한다. 특히 미국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각종 지표들이 잇달아 발표되는 다음주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최대관심은 25일 발표될 8월 중 기존 주택판매 추이로 모아진다. 블룸버그는 8월 중 기존 주택판매량이 7월(633만호)보다 줄어든 625만호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 주택판매가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미국 경기둔화 우려가 더욱 커져 달러 약세 흐름이 뚜렷해질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달러 약세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으리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강문성 한국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동결에 따른 달러가치 하락은 강도가 크지 않고 지속 기간도 길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경제의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들고, 외국인들의 주식투자자금 이탈이 계속되는 것도 환율하락을 제어하는 작용을 한다. 실제로 최근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잇달아 원-달러 환율 전망을 올리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6개월 뒤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900원에서 950원으로 올린 데 이어, 비앤피파리바도 연말 전망치를 960원으로 잡았다. 김일구 랜드마크투신운용 본부장은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과 한국의 금리인하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원-달러 환율이 다소 올라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우성 김진철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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