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금융빚 갚을능력 줄어
가계부실 위험 증대 반증
가계부실 위험 증대 반증
개인들이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지난해 4분기 이래 두 분기 내리 줄어들었다. 금융자산보다 갚아야 할 빚(금융부채)이 더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중 자금순환동향(잠정)’을 보면, 6월말 현재 우리나라 개인부문 전체가 안고 있는 금융부채 총액은 628조2천억원으로 1분기(609조8천억원)보다 18조4천억 늘어났다. 이를 7월1일 현재 통계청의 인구추계치 4850만명으로 나누어 보면, 한 사람당 평균 1295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꼴이 된다. 1분기의 1256만원보다 39만원 늘어난 수치다. 다만, 한은이 분기별로 발표하는 자금순환통계상의 개인 항목에는 순수가계 이외에도 소규모 개인기업 및 민간비영리단체가 포함되어 있어 실제 개인당 빚 규모는 이보다 약간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개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은 1419조원으로, 1분기보다 13억7천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김영헌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반장은 “2분기 중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금융부채가 늘어난 반면,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자산평가액이 줄면서 전체 금융자산 규모는 상대적으로 덜 늘어났다” 분석했다. 이와 함께 개인들의 부채상환능력을 가늠하는 척도인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도 더욱 나빠져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개인들의 금융자산을 금융부채로 나눈 값은 2분기 중 2.26으로, 지난해 4분기 2.31을 정점으로 두 분기 내리 줄어들었다. 김 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엔 전체 가계자산의 70%를 실물자산인 부동산이 차지하고 있어 금융자산보다 금융부채가 더 빨리 늘었다고 해서 곧바로 부채상환능력이 줄었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면서도, “금융자산이 실물자산보다 현금화하기가 쉬우므로 부채상환을 위한 유동성은 줄어든 게 사실”이라 말했다. 송태정 엘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저소득층으로 갈수록 자산보다는 대출이 늘어나는 현실에 비춰볼 때, 금융자산과 금융부채 총액의 비율이 낮아졌다면 계층별로는 그 효과가 증폭될 것”이라며, “이는 올해 들어 가계부실 위험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 평가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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