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4곳 10월 한달새 1조8825억원 늘어
금감원, 주택담보대출 영업경쟁 자제 요구
금감원, 주택담보대출 영업경쟁 자제 요구
최근 들어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다시 들썩이면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 대출도 덩달아 늘어났다.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들에 주택담보 대출 영업 경쟁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10월 말 기준으로,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개 주요 시중은행을 통해 이뤄진 주택담보 대출 잔액은 모두 139조1158억원으로 10월 한달 동안 1조8825억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4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 대출액은 4월과 5월 2조7천억원대를 유지하다가, 금융감독원이 규제에 나서면서 6월엔 1조4747억원으로 줄어들었고 8월엔 8897억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9월 들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1조755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10월엔 그 규모가 더 늘어났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최근 들어 주택담보 대출과 관련한 문의전화가 부쩍 늘었다”며 “새도시 개발 계획 등 부동산 관련 이슈가 이어지면서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1일 내놓은 ‘10월 주택가격 동향’을 보면, 10월 전국 집값 상승률이 1.3%로 3년5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은평 뉴타운의 고분양가 영향으로 은평구가 3.4% 올랐고, 강남 대체 새도시 개발설이 나온 과천은 10.2% 올라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성화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이날 “금융회사들이 주택담보 대출을 취급할 때 주택담보 인정비율(LTV)이 낮다고 차입자의 채무상환 능력에 관한 심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며 “금감원은 앞으로 가계대출 증가 속도나 건전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담보 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낮아, 가계가 금리 인상에 따른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이날 내놓은 하반기 ‘금융 안정 보고서’에서 “7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9개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 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1%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매우 낮은 반면, 시장금리 연동 대출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95.3%나 된다”고 밝혔다. 일정 기간 동안 고정금리를 적용하다가 나중에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혼합형 대출 상품(1.3%)을 고정금리로 간주해도,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2.4%에 불과하다. 한은은 “주택담보 대출이 대부분 만기 3년 이내의 일시상환 방식 위주로 늘고 있어,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능력이 취약한 가계가 금리 위험의 대부분을 부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우성 허종식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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