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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9 18:24 수정 : 2005.01.09 18:24

한미은행을 인수한 씨티은행에 이어 세계 유수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도 제일은행을 인수함에 따라 국내 은행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체재로 바뀌는 제일은행의 경쟁력은 사모펀드인 뉴브리지캐피탈이 경영할 때와는 사뭇 다를 것으로 보인다.

■ 국내 금융업계 긴장=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주로 신흥시장의 기업금융 쪽을 공략해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소매금융 분야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 각지의 현지 은행 지분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영업망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보하이은행의 지분(19.99%)을 인수했다.

제일은행 인수도 이와 관련이 깊다는 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한 일본계 투자자문회사 사장은 “제일은행은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이 소매금융 쪽에 특화돼있어 직장인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분야를 적극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전세계 50개국 500여개의 지점과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3만여명의 인력을 활용해 국내·외를 연계한 각종 금융서비스와 상품으로 개인 고객층은 물론 기업으로도 영업 범위를 늘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시중은행 임원도 “외국계 은행의 가장 큰 강점은 전세계에 뻗어있는 광범위한 금융네트워크를 통해 자금을 싸게 조달하고, 무역금융, 외화송금 등 기본 서비스를 통해 기업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은 자산운용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내년부터 활성화할 예정인 국내 사모펀드(PEF) 시장에서도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제일은행 매각, 뭘 남겼나?=제일은행 지분 51.44%(예금보험공사 48.49%, 재정경제부 2.95%)를 보유한 정부도 1조7천억원 정도에 지분을 스탠다드차타드에 넘기게 된다. 정부는 지난 2000년 뉴브리지캐피탈이 제일은행을 인수할 당시 대주주인 뉴브리지가 지분을 30% 이상 팔면 같은 매수자에게 같은 가격으로 지분을 넘겨야 하는 협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제일은행에 그동안 부실채권 매입, 출자 등의 형태로 17조6천532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고, 현재까지 자산매각 등을 통해 10조1549억원을 회수한 상태이기 때문에 5조원 가까운 돈은 끝내 날리게 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당시 외자유치가 급했던 상황에서 뉴브리지캐피탈을 끌어들이기 위해 맺었던 협약인데, (이번 계약금액이) 홍콩상하이은행이 제시한 가격보다 높아 정부로서는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뉴브리지는 제일은행 인수 5년만에 1조원 가량의 차익을 남긴다. 200%에 이르는 수익률이다. 지난해 에이아이지와 컨소시엄을 만들어 하나로통신(현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기도 했던 뉴브리지는 제일은행 지분 매각 차익 등으로 삼성생명 지분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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