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많아 스톡그랜드 검토중”…금융권 확산여부 관심
국민은행이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민은행은 10일 “스톡옵션 제도의 구조가 복잡하고 논란의 여지가 많아 스톡 그랜트(stock grant)제 도입 등 임원 평가·보상체계를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은행은 이달 31일 열릴 임시 주주총회 안건에서 ‘스톡옵션 부여’를 삭제한다고 9일 공시했다.
스톡옵션이 일정 기간 안에 회사 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인 데 비해, 스톡 그랜트는 회사가 실적을 평가해 임직원에게 무상으로 주식을 부여하는 것이다. 스톡 그랜트는 행사가격에 따라 엄청난 차익을 남길 수 있는 스톡옵션과 달리 부여 시점에 가격이 확정된다. 국민은행의 스톡옵션 폐지 추진은, 경영진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단기 성과에만 집착하게 된다는 부작용과 함께 주로 임원급 이상 경영진에만 부여돼 일반 직원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비판 때문으로 보인다. 강정원 행장의 경우 2004년 11월1일 최대 70만주의 스톱옵션을 받아 100억원대의 평가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은행 노조는 차기 행장 선임 과정에서 “강 행장 임기 3년 동안 국민은행의 위상이 크게 추락했지만 정작 본인은 막대한 스톡옵션을 챙겼다”며 강 행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은행권의 스톡옵션제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강 행장 외에도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 라응찬 신한금융그룹 회장 등도 수십만주의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있어 수백억대의 평가차익이 예상된다. 신한금융그룹은 라 회장의 스톡옵션을 2006년 12만주에서 올해 6만주로 크게 줄이는 대신, 장기 성과 연동에 따른 성과급제를 올해부터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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