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연구소, 내년 10조원 감소 전망
아시아 신흥시장(이머징마켓)으로 순유입되는 민간자금 규모가 내년엔 올해보다 111억달러(10조2천억원) 가량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금융연구소(IIF)는 21일(현지시각) 발표한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이동’ 보고서에서 아시아 신흥시장의 민간자금 순유입 규모가 올해 2083억달러에서 내년엔 1972억달러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금융연구소는 선진국 민간 은행들이 중심이 돼 신흥시장 연구를 위해 1983년 설립한 민간 금융회사 연합체로, 세계 60개국 320여개 금융회사들이 회원이다.
보고서는 2005년 2205억달러, 2006년 2605억달러로 꾸준히 늘어나던 아시아 신흥시장으로의 민간자금 순유입액은 올해엔 2083억달러로 증가세가 꺾이고 내년에도 계속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주식시장으로 직접 흘러드는 투자 자금보다는 민간 금융회사를 통한 차입자금이 더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주식 투자를 뜻하는 포트폴리오 투자 자금(순유입)은 올해 295억달러에서 내년엔 275억달러로 20억달러 줄어드는 데 반해, 민간 상업은행을 통한 순차입금은 올해 594억달러에서 457억달러로 140억달러 가량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몰리던 자금 이동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내년에 전체 신흥시장으로 순유입되는 민간 자금 규모도 올해(6203억달러)보다 272억달러 적은 5931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대신 아프리카 및 중동지역으로 몰리는 자금은 올해(298억달러)보다 더 늘어나 33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가장 큰 이유는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메이저 상업은행들의 대출 상황이 악화된데다가 아시아 신흥시장 과열 우려 때문”이라며 “다만 자금 순유입 규모가 급감하지 않는 한 이 지역 시장의 열기를 식히고 환율 하락세를 막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 밝혔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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