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불안’ 여전…코스피 약세장으로 가나
3개월간 20% 하락…미 금리인하에도 1.21%만 상승
“미 침체 땐 약세장 불가피” “추가하락 적을 듯” 갈려
“미 침체 땐 약세장 불가피” “추가하락 적을 듯” 갈려
‘코스피 약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미국 금융당국이 내민 0.75%포인트 금리인하라는 카드를 받아든 23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1.21%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급락을 고려하면 소폭 상승이다. 미국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미국 정부의 강력한 조처였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2004년 이후 이른바 ‘대세상승’ 흐름을 탔던 코스피지수는 이제까지 네차례 급락했다. 조정기간 주가는 평균 18.19% 떨어졌고, 하락 시점의 지수대를 회복하는 기간은 짧게는 29일에서 길게는 202일 정도 걸렸다. 미국이나 중국의 긴축 정책, 또는 유가 급등 등 대외 여건 악화가 주가 하락의 주원인이었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시작된 최근 급락은 이미 20%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하면서, 2004년 4월부터 석 달 넘게 이어졌던 하락장 이후 가장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발표와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자, 일부에서는 ‘주식시장이 약세장으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주가가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는 경우를 약세장의 시작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의 향방이 앞으로 국내시장의 본격적인 약세장 진입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신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국내 증시의 회복은 어렵다”고 단언했다. 그는 “정보기술(IT) 거품으로 2000년 초부터 하락세로 접어들었던 국내 증시는 2001년 미국 경기 침체가 시작되면서 그해 내내 약세를 보였다”며 “미국의 경기침체가 현실로 드러나면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약세장으로 돌아서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과거 미국 경기침체 사례를 되짚어 볼 때, 미국 경기침체는 물가 안정도와 각종 거품의 규모에 따라 회복기간에도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2차오일 쇼크 여파로 물가가 급등했던 지난 81년 침체는 16개월 동안 이어지기도 했다.
최근 위기는 1990년 전후의 경기 하락기와 많이 닮았다. 당시 미국 경제는 저축대부조합 파산에 따른 신용경색 우려가 고조된데다 주택경기 침체 현상까지 겹치면서 악전고투를 거듭했다. 이 때문에 결국 경기사이클도 하락기로 접어들고 말았다. 그러나 지금은 당시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침체시기는 더욱 길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주택거품 붕괴 우려가 심각해 단기간 회복은 어렵다”며 “미국 경제가 정상적인 회복기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평균적 침체 회복기인 10개월 정도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경제가 본격적인 침체기로 접어든다고 하더라도 이미 국내 주가가 너무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향후 추가 하락폭은 생각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강문성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보기술(IT) 붕괴 때를 제외하고 경기 침체기의 미국의 증시 조정 폭은 20%를 넘지 않았다”며 “최근 미국증시의 낙폭은 1990년대 주택거품 붕괴 당시 수준(20%)에 근접해 있어 추가하락 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주택거품 붕괴 우려가 심각해 단기간 회복은 어렵다”며 “미국 경제가 정상적인 회복기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평균적 침체 회복기인 10개월 정도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경제가 본격적인 침체기로 접어든다고 하더라도 이미 국내 주가가 너무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향후 추가 하락폭은 생각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강문성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보기술(IT) 붕괴 때를 제외하고 경기 침체기의 미국의 증시 조정 폭은 20%를 넘지 않았다”며 “최근 미국증시의 낙폭은 1990년대 주택거품 붕괴 당시 수준(20%)에 근접해 있어 추가하락 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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