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안할 땐 ‘안전한 투자처’로
주가지수연계예금 “급락해도 원금만은 보장한다”
상장지수펀드 “분산투자·실시간매매 장점 누려라”
상장지수펀드 “분산투자·실시간매매 장점 누려라”
주가가 요동을 치고 급락세를 보이자 불안감에 사로잡힌 많은 투자자들이 최근 안전한 투자처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다. 은행 쪽과 주식시장에서 각각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는 상품을 살펴봤다.
은행선 주가지수연계예금(ELD)=증시 활황기 동안 많은 사람들은 원금 보장의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최근 급락장 뒤로는 주식에 투자하면서 주가 급락 때도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런 투자자에게 적합한 금융상품이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이하 이엘디)인데, 최근 ‘반짝’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14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지수플러스정기예금’의 경우 21일까지 6영업일 동안 80억원 판매에 그쳤으나, 주가가 폭락한 22~23일 이틀 동안에만 145억원어치나 팔려 관심을 끌었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을 기준으로 만기지수 결정일인 내년 1월21일 지수가 1월28일 지수보다 10% 이상 상승하면 연 9.0% 금리가 지급된다. 10% 이하로 상승하면 상승률에 따라 이율이 결정된다.
스탠다드차타드(SC)제일은행이 지난 18일부터 판매한 ‘베스트원 지수연동예금 13호’ 상품에도 돈이 몰렸다. 이 상품은 판매 첫날인 18일에는 5억원어치를 파는 데 그쳤으나, 21일부터 23일까지 단 3일 동안 한꺼번에 200억원어치가 팔렸다. 이 상품은 애초 이달 말까지 판매될 예정이었지만 돈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적정한 헤지규모를 넘었다고 판단한 은행 쪽이 24일부터 판매를 중단했다.
이엘디 상품을 가입할 때는 다양한 조건부 조항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은행에서 광고하는 수익률은 가장 이상적인 경우만 강조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의 ‘지수플러스정기예금’은 가입 기간 단 한 번이라도 지수가 25% 이상 상승하면 연 5.4%로 금리가 확정된다는 조항이 있다. 따라서 지수가 25%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된다면 기대수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김은정 신한은행 프라이빗뱅커는 “이엘디 상품은 안전성을 중시하거나 투자형 상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며 “원금은 보장되지만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는 기대수익률을 많이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선 상장지수펀드(ETF)=변동성이 큰 장에서 그래도 주식 투자를 하고 싶다면, 개별 종목을 선정해 투자하는 것보다는 눈높이를 조금 낮춰 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티에프는 코스피200이나 섹터지수 등 지수를 구성하는 모든 종목에 골고루 분산투자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면서도 일반 펀드와 달리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손쉽게 매매할 수 있다. 인덱스펀드는 투자 결정을 내린 다음날에야 매수가 가능하고 환매도 시간이 걸리지만, 이티에프는 주식을 사고파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는데다 매도 때 거래세(0.3%)도 면제되는 장점이 있다.
특히 요즘처럼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향후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사람은 이티에프를 분할 매수하면 좋다. 실제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주가가 대폭락했던 지난해 8월에 대표적 이티에프인 ‘코덱스200’에 투자했다고 가정해보자. 당시 코덱스200은 1주당 2만959원이었는데, 이후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지난해 10월11일에는 2만6154원에 달했다. 만약 투자자가 10월11일 팔았다고 가정하면 두 달도 안 돼 24.79%의 수익을 거둔 것이다. 코덱스200의 지난해 수익률은 33%로 비교적 높다.
그러나 이티에프 역시 주가가 추가로 급락할 때는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철저히 분산 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즉, 한꺼번에 목돈을 ‘몰빵’ 하기보다는 적립식으로 주가 급락 때 분할 매수함으로써 평균 단가를 낮춰야 투자 효과를 볼 수 있고 주가 급락 때도 손해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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