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순매수·순매도 추이
5천억원대 ‘매물 폭탄’으로 코스피 급락 주도
설 연휴를 마치고 오랜만에 장을 연 국내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5천억원대의 매물 ‘폭탄’을 쏟아냈다.
2월 들어 잠잠해진 듯했던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재차 강화된 것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휴 기간 미국에서 나온 미국 경기 관련 지표들은 미국 경기가 사실상 침체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알려줬고,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도 싸늘하게 식었다.
외국인들은 지난 1월 한 달에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8조5449억원어치의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며 코스피지수 낙폭을 키웠다.
지난 1일과 4일엔 각각 776억원, 2657억원어치의 순매수세를 나타내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되는 것 아니냐하는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그러나 설 연휴 뒤인 11일엔 또다시 5008억원의 순매도세를 나타내며 국내 증시의 수급 여건을 악화시켰다.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가들이 각각 2941억원, 705억원어치의 순매수세를 보였지만, 외국인의 매도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최근 나온 지표들을 보면 미국 경기는 사실상 침체상황에 가까이 간 것으로 보이며, 이제는 앞으로 침체가 어느 정도 장기화될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올해 중반 정도에 주가 저점이 형성되면 외국인의 매도세도 진정되면서 추가 하락이 저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만약 미국의 경기침체가 과거와 다르게 더욱 장기화된다면 올 한해 내내 국내 주식시장도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의 경기 부양책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5월 이후에 미국의 경기침체 장기화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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