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별 월급통장 비교
은행들 고금리 문턱 낮추고 푼돈 따돌림 완화
은행들이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대항마로 내놓은 ‘고금리’ 월급통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은행들은 월급통장에 들어 있는 서민들의 ‘잔돈’에 0.1~0.2%대의 ‘초저금리’를 주며 홀대해 오다, 지난해 월급통장이 대거 종합자산관리계좌로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은행들은 지난해 8월부터 보통예금 계좌 잔액 중 일정 기준 이상의 금액을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계좌로 옮겨주는 스윙상품 등을 내놨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최근 은행들은 일제히 월급통장의 서비스 향상을 추진하는 등 묘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월급통장 금리를 올리고, 거액보다 소액에 더 많은 금리를 쳐주는 통장을 앞다퉈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이른바 ‘머니 무브’(자금 대이동)로 빠져나간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증시 불안이 계속되는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한 때문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이 가장 발빠르게 나섰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7일부터 기존의 ‘우리 AMA전자통장’으로 급여이체를 할 경우 최고 금리를 이전보다 0.5%포인트 오른 연 5.3%로 책정했다. 이 통장은 예금기간이 90일 미만인 금액에 대해선 4.0%를 주고, 90~364일은 4.5%, 365일 이상은 5.3%의 금리를 제공한다.
금리가 오르자 실적도 따라 오르고 있다. 이 통장의 판매 실적은 1일 현재 324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10일 첫 출시 뒤 2천억원을 돌파하는 데 넉 달이 걸렸지만, 올 1월10일 이후로는 20여일 만에 1천억원 이상을 추가로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국민은행은 일정 기준 이상의 금액에만 고금리를 주는 상품과 달리 소액에 높은 이자를 적용하는 보통예금 상품 ‘KB스타트 통장’을 지난달 21일 내놨다. 이 통장은 100만원까지 4%의 금리를 주고, 100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0.1%의 금리만 제공한다. 가입 대상은 만 18~32살이다. 이 통장도 하루 평균 1만1천계좌를 유치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1일 현재 11만3282계좌에 419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정현호 국민은행 개인상품부 팀장은 “금융거래가 많지 않아 은행거래 때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젊은 고객에게 기본적인 은행거래만으로도 정기예금에 버금가는 수익을 제공하고자 상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이달 초 ‘아이플랜 통장’의 고금리 설정금액을 최소 3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낮췄다. 그동안 이 통장은 잔액이 300만원을 초과하는 잔액에 대해 연 3%, 1000만원을 넘으면 연 4%의 금리를 줬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기업은행의 아이플랜 급여통장은 지난달 31일 현재 28만5817계좌, 2407억원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조만간 월급통장 잔액이 일정액을 넘으면 초과액을 하나대투증권의 종합자산관리계좌로 자동이체(스윙)해 5.1~ 5.3% 금리를 적용하는 ‘빅팟 통장’의 부가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 9월 출시된 이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 통장은 1일 현재 22만1천계좌, 6550억원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농협도 지난해 10월 판매를 보류했던 ‘뉴해피 통장’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이 통장은 잔액이 일정액(100만원 가량)을 넘으면 연 4% 안팎의 금리를 줄 방침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농협도 지난해 10월 판매를 보류했던 ‘뉴해피 통장’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이 통장은 잔액이 일정액(100만원 가량)을 넘으면 연 4% 안팎의 금리를 줄 방침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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