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별 ‘펀드랩’ 상품 및 특징
전문가가 포트폴리오 구성·교체 맡아 안정성 높은 편
랩 전용 펀드 활성화…최소가입금액·보수 따져봐야
랩 전용 펀드 활성화…최소가입금액·보수 따져봐야
자영업자 홍아무개(43)씨는 최근 정기적금으로 모은 돈 1천만원을 국내외 펀드에 분산 투자하기로 맘먹었다. 그러나 세계 주식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는데다 8600여개가 넘는 펀드 가운데 어떤 펀드를 선택해야 할지도 판단하기 어려웠다. 홍씨는 “펀드 고르기도 힘들지만 펀드 가입 뒤 국내외 증시 상황을 계속 지켜보면서 점검해야 하는 것도 귀찮고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홍씨처럼 자산별·지역별 자산배분이 고민인 투자자라면 각 증권사의 ‘펀드랩’ 상품에 관심을 기울여볼 만하다. ‘펀드랩’은 ‘랩 어카운트’(Wrap accunt) 유형 가운데 하나로, 고객이 맡긴 자산을 전문가가 여러 펀드에 적절히 알아서 분산투자해주기 때문이다. 종합자산관리계좌라고도 하는 랩 어카운트는 주식·채권·펀드·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투자자의 기호에 맞게 선택해 하나의 계좌로 ‘싸서’(wrap) 전문가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1억원 이상의 고액 자산가들이 많이 활용해 왔다. 과거엔 전문가에게 투자를 맡기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만 큰 관심사였지만, 최근엔 펀드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증권사들이 펀드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고 최소 가입금액도 낮춘 펀드랩을 많이 출시해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다.
김혜경 하나대투증권 랩운용팀 대리는 “자신이 정기적으로 펀드 포트폴리오를 교체할 자신이 없는 사람이라면 펀드랩 상품을 활용할 만하다”며 “최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전문가들이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한 뒤 펀드 포트폴리오를 교체해주기 때문에 훨씬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회사의 ‘빅트리 포트폴리오랩’의 최근 3개월 수익률(15일 기준)은 안정형이 -5.76%, 중립형이 -7.08%, 적극(A)형이 -11.42%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15.58%)보다 훨씬 낫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와 국외 주식형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16.63%, -13.45%)과 비교해봐도 펀드랩 상품 수익률이 훨씬 안정적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펀드랩은 안정성과 자산배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와 같은 강세장에서는 오히려 개별 펀드에 가입한 것보다는 수익률이 못할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펀드랩 상품은 증권사마다 종류도 다양하고 최소가입 금액과 보수 등도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각 증권사의 상품 특징을 잘 이해한 뒤 가입해야 한다. 우리투자·하나대투·삼성증권에서 출시한 상품들은 국내외 주식·채권·상품 등 다양한 자산별로 자산배분을 한 뒤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짠다. 이에 반해 대우·미래에셋증권에서 제공하는 상품들은 지역별로 분류해놓고, 투자자들이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최소 가입금액도 100만원에서 5천만원까지 다양하고, 랩 보수도 0.1~1.5%까지 증권사마다 다르다.
이정훈 대우증권 상품개발마케팅부 대리는 “지난해부터 멀티클래스 펀드가 활성화됐고 랩 전용 펀드들이 많이 출시되면서 펀드랩 상품도 다양화됐다”며 “펀드랩 상품은 랩 보수와 펀드 보수를 지급해야 하는데, 랩 전용 펀드의 펀드 보수는 일반 펀드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보수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투자자가 개별적으로 펀드 여러 개에 투자하면서 펀드마다 보수를 지급하고 펀드 관리에 신경 쓰는 것보다, 펀드랩에 가입한 뒤 랩 보수를 지급하고 전문가에게 펀드 관리를 맡기는 것이 훨씬 낫다는 뜻이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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