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인사이트펀트 투자현황
1월 40%→4월 66%…“H시장 급락 새 기회”
중국펀드 보유자 포트폴리오 조정 필요 의견도
중국펀드 보유자 포트폴리오 조정 필요 의견도
지난해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에 투자한 회사원 박아무개(37)씨는 최근 투자운용보고서를 받아보고 당황스러웠다. 올 초 25%를 넘는 손실이 났을 때도 세계 증시가 다 떨어지는데 별 수 있겠냐며 불안감을 추스렸던 그다.
이번엔 손실폭이 조금이나마 줄었지만, 무엇보다 당혹했던 건 인사이트펀드의 중국 투자 비중이 60%를 넘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펀드를 비롯해 여러 국외펀드에 분산투자를 하던 그가 “적극적인 자산배분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내겠다”던 미래에셋의 ‘투자목적’ 때문에 추가 투자를 결정했던 건데, 결과적으로 ‘중복 투자’가 돼버린 것이다.
지난해 10월 인사이트펀드가 출시되자 박씨처럼 ‘미래에셋의 통찰력(인사이트)’을 믿고 몰려든 자금은 한 달여만에 5조원에 육박했다. 활황장에서 장밋빛 꿈도 넘쳐났고, 미래에셋이 보여준 그간의 펀드 운용실력에도 기대가 높았던 터다.
쏠림에 대한 우려는 컸다. ‘잘 나가는 미래에셋’에 대한 질시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10월 말 고점을 찍은 코스피지수는 미국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세계 증시와 함께 폭락을 거듭했고, 인사이트펀드도 손실이 눈덩이처럼 부풀었다. 올 초 한참 나쁠 땐 -25%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다행히 손실은 상당폭 줄어들고 있다. 20일 나온 운용보고서를 보면, 최근 1개월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11.09%, 11.60%로 기준 수익률(MSCI 올 컨트리 월드 지수)보다 높았다. 하지만 지난 보고서에서 -20%가 넘던 설정 이후 손실율은 -14.02%(6개월 수익률)까지 회복됐을 따름이다. 기준 수익률은 -0.02%에 불과하고, 일반적으로 주식투자에서 손절매 기준으로 잡는 -15%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손해를 보고 있지만, 미래에셋은 인사이트펀드 운용보수로 최근 3개월간 142억2천만원을 챙겼다. 인사이트펀드의 운용보수는 연 1.5%다. 주식형펀드의 평균 운용보수 0.6~0.7%에 견주면 두배 수준이다. 자산배분 전략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비용이 더 들어갈 수 있어서다.
인사이트펀드가 중국펀드와 다를 바 없어진 것은 논란거리다. 일반 중국펀드의 운용보수보다 두배 정도를 떼가면서 중국펀드처럼 운용된다면 문제가 작지 않다. 지난 1월 말 기준 운용보고서에서 40.28%였던 중국(홍콩 포함) 주식 투자 비중은 4월 말 기준으로 66.02%까지 확대됐다. 브라질, 러시아의 투자비중은 줄어들었고, 한국에 대한 투자비중은 다소 늘었다.
평소 중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의 지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운용은 중국 비중을 늘린 데 대해 “성장둔화 우려가 있는 미국 등 선진시장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시장의 탈동조화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주식시장 특히 (홍콩의) 에이치(H) 시장의 급락을 새로운 기회로 보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왔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인사이트펀드로 자금이 몰려들자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를 열어 “상황에 따라 투자처를 자유롭게 가져가며, 주식에 100%를 투자할 수도 전혀 보유하지 않을 수도 있고, 선진시장과 신흥국시장을 구분없이 투자하는 글로벌 스윙펀드“라고 인사이트펀드를 설명한 바도 있다.
따라서 박현주 회장의 인사이트펀드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가입한 투자자라면 펀드의 중국 편중 사태를 예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왕에 중국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인사이트펀드 투자자들은 위험 회피 차원에서 중복 투자를 피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할 상황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따라서 박현주 회장의 인사이트펀드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가입한 투자자라면 펀드의 중국 편중 사태를 예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왕에 중국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인사이트펀드 투자자들은 위험 회피 차원에서 중복 투자를 피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할 상황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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