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 61.91달러…19개월만에 최저치
국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침체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등 국제 유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의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4.69달러(6.2%) 떨어진 배럴당 69.85달러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지난 7월14일 145.5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반토막이 났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입원인 중동산 두바이유의 현물가격도 이날 6.68달러나 급락한 61.91달러로 장을 마감해 50달러대를 눈앞에 뒀다. 이는 지난해 3월 29일 배럴당 61.78달러를 기록한 이후 약 19개월 만에 최저치다.
한국석유공사는 미국 산업생산이 34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하고 지난주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증가한 영향으로 석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국제 유가가 폭락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에너지부 에너지정보국(EIA)은 주례 보고서에서 지난주 원유 비축량이 예상치(310만 배럴)를 훨씬 웃도는 560만 배럴이나 늘었다고 발표했다.
한편, 오펙은 애초 11월 18일 열기로 했던 긴급 각료회의를 10월 24일로 앞당겨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기로 했다. 원유 감산 여부와 규모가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미국 시카고의 앨러론 트레이딩의 에너지 분석가인 필 플린은 “오펙의 예외적인 긴급회의는 유가 폭락에 대한 그들의 우려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만일 원유생산을 줄여도 유가가 60달러 아래로 떨어진다면 지금까지 갖고 있었던 원유 통제권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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