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 및 외국인·개인 유가증권 순매수 현황
코스피 큰폭 상승
하루 거래대금 올들어 최고…‘유동성 장세’ 관측
은행 총수신 11조 줄고 증시 실질예탁금 늘어나
하루 거래대금 올들어 최고…‘유동성 장세’ 관측
은행 총수신 11조 줄고 증시 실질예탁금 늘어나
2일 국내 증시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 것은 국제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안감이 다소 완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경기침체 속도 둔화 소식이 잇따라 나오고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증시 분위기를 띄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1.02포인트(1.70%) 오른 1254.38로 출발해, 외국인과 기관이 이틀째 동반 매수세를 보이면서 상승폭을 키웠다. 외국인이 3303억원(잠정), 기관이 4744억원 순매수를 기록했고, 개인은 8250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1543억원 순매수를 나타냈다. 하루 거래대금은 7조7872억원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G-20(주요·신흥 20개국) 회담에서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는 데 의견일치를 보고, 금융시장 안정 징후를 봤다는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 등 외부 요건과 함께, 환율 폭락과 외환보유고 증가, 부동자금의 증시 유입 등 내부요인이 결합돼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건설(7.87%), 은행(5.78%), 금융(5.04%) 등이 크게 올랐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 상승을 이끄는 ‘유동성 장세’에 대한 관측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에서 빠져나오는 자금이 증시로 들어올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 안팎에 퍼져 있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 등 시중은행과 기업은행, 농협 등 7개 주요은행의 여수신 추이를 보면, 예금은 줄고 대출은 늘어나는 현상이 뚜렷하다. 이들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838조1492억원으로 2월말에 견줘 11조2611억원(1.3%) 급감했다. 농협이 129조4571억원으로 한 달 새 3조9353억원(3.0%) 줄었으며, 기업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들도 7500억~3조원 가량 감소했다.
반면, 증시의 실질예탁금(고객예탁금에서 미수금, 신용잔고, 개인매도결제액을 뺀 것)은 최근 증가 추세다. 코스피지수가 1200선을 회복한 지난달 24일 이후 거래일 기준 6일 동안 3251억원이 증가했다. 3월 전체 실질고객예탁금 증가액은 1594억원이지만 24일 이후 유입액이 급증하고 있다. 실질고객예탁금이 는다는 것은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의미한다.
단기 부동 자금이 머무는 머니마켓펀드에서도 지난달 31일 기준 3조190억원이 순유출돼 9일 연속 자금이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법인 자금이 많이 빠지고 있는 것을 보면 법인들의 월말 및 분기 결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인 자금도 크게 빠져 나가지는 않았지만 지난달 23일 39조9912억원을 기록한 이후 날마다 몇백억~1천억원씩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아직까지는 증시로 시중 부동자금이 크게 유입되고 있지는 않지만 고객예탁금 증가는 이후 주가 조정 때 하락폭을 줄이는 구실을 할 수 있다”며 “기관의 매수여력이 크지 않아 당분간 외국인이 시장을 끌고 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상철 김수헌 기자 rosebud@hani.co.kr
황상철 김수헌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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