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유형별 현금흐름
5월 4천억, 6월 3천억 흘러들어…주식형과 대조적
“하반기 전망 불확실…안전한 투자처 찾는듯” 분석
“하반기 전망 불확실…안전한 투자처 찾는듯” 분석
최근 시중금리가 오르고,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에 따른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데도 채권형 펀드로 돈이 몰려들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값이 떨어져 펀드 성과도 저조하기 마련인데 오히려 인기를 끌고 있다. 주가 상승으로 갈 곳을 못찾거나 불투명한 경기전망으로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자금이 흘러든다는 분석이 많다.
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자료를 보면, 순자산 100억원 이상 국내 채권형 펀드의 지난 1일 기준 올해 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35%다. 국내 주식형 펀드 26%, 국외 주식형 펀드 32.91%에 크게 못미친다. 금융위기를 겪었던 지난해가 포함된 1년 평균 수익률을 보면, 국내 채권형 펀드가 8%로 국내 주식형(-11.96%)이나 국외 주식형(-23.76%)보다 월등하다. 금융위기로 금리가 하락하면서 안전자산인 채권값이 올라 높은 수익을 얻었다. 그러나 최근 한달 평균 수익률은 -0.11%를 기록할 정도로 저조하다. 시중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국고채(3년) 금리는 올해 초 3.42%에서 1일 4.08%로 뛰었다. 지난달 12일에는 올해 최고치인 4.30%까지 상승했다. 신용등급 더블에이(AA-) 회사채 금리는 올해 초 7.73%에서 지난달 5일 4.90%까지 하락했다가 1일에는 5.35%로 다시 올랐다.
그런데도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몰렸다. 주로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 채권형 펀드에서 지난 4월 2162억원이 빠져나갔지만, 5월과 6월에는 각각 4023억원, 2950억원이 흘러들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5월과 6월 각각 2528억원, 487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채권형 펀드 가운데서도 잔존 만기 2~4년인 채권에 투자하는 중기채권 펀드가 돈을 빨아들였다. 이수진 제로인 연구원은 “개인 자금이 꾸준히 채권 펀드로 들어오는 것을 보면, 장기 회사채에 투자할 때 받게 되는 세제 혜택과 함께 주가가 이미 오를대로 올랐다고 판단한 개인들이 하반기 전망이 불확실해 보여 채권을 선택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기관들의 자금도 채권형 펀드로 움직였다. 머니마켓펀드(MMF)에서 기관 자금의 수탁을 제한하고, 주식값이 비싸져 채권형 펀드로 발길을 옮겼다는 것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올라 1400포인트대에서 환매를 했는데 이후 주가가 횡보하면서 다시 주식을 사기는 부담스럽고, 머니마켓펀드로도 못가, 단기 채권형 펀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의 매력이 떨어지지만 회사채 펀드는 아직 투자매력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김종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는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둬야겠지만 올해 안에 한국은행이 정책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비우량 회사채의 금리는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이서 투자매력이 있고, 기업 인수합병(M&A) 이슈가 불거지면 회사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줘 일부 회사채는 수익률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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