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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3 16:52 수정 : 2005.01.03 16:52

맞춤 재무컨설팅 캠페인에 참여한 컨설턴트가 신청자의 사무실을 방문해 상담을 해주고 있다. 이주노<이코노미21>기자

전문가들이 권하는 새해 개인재무 설계
구체적 계획 세워 우선순위 매겨야

새해가 시작되면 저마다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에 바쁘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한번 세운 계획을 1년 내내 끌고 가는 일은 드물다. 대부분 의지 박약때문이라 여기지만 실제로 그 때문만은 아니다.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우지 못했거나, 자신이 세운 계획이 인생 전체에서 어떤 의미인지가 명확하지 않아서인 경우가 많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겨레신문사와 한겨레이앤씨는 국민은행과 함께 지난 해 10월에 ‘개인별 무료 맞춤 재무컨설팅 서비스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 캠페인에 참여했던 재무 컨설턴트들로부터 일반인들이 계획을 세울 때 어떤 점들을 놓치고 있는지,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효과적인지 들어보았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재테크 계획 세우기 비법’인 것이다.

월 현금흐름 파악이 시작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4년 3분기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시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88만원, 소비성·비소비성 지출은 232만원이다. 한달에 56만원 정도는 저축에도 포함되지 않은 채 어디론가 새고 있다는 뜻이다. 상담을 진행한 컨설턴트들도 상담자들의 가장 큰 문제로 누수자금 관리가 부실한 점을 지적했다. 한 컨설턴트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월 누수자금이 100만원 이상인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한달에 100만원가량이 어디로 가는 지 모르고 산다는 이야기다. 지출 계획이 없다 보니 불필요한 지출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컨설턴트들은 자신의 소비 지출에 대한 분석부터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월 누수자금을 정확히 파악하고 여기에 지출 조정까지 이뤄지면, 꽤 많은 여유자금이 확보되곤 한다. 이 자금으로 새로운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노후 등 목표 먼저 잡아야

다음으로 컨설턴트들이 지적한 문제점은 목표의식이 없다는 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막연히 돈을 모으고 있다는 이야기다. 좀더 체계적으로, 현실성 있게 재무 계획을 세우기 위해선 미래 목표가 구체적으로 잡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내집 마련이나 확장, 자녀 교육자금·결혼자금·은퇴자금 마련 등 자신의 소득수준과 가족 구성원의 조건에 따라 시기별 목표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목표를 잡는 게 이야기만큼 쉽지 않다. 자신의 소득이 어느 때까지 가능할 지 등을 예측하기 어려워 대부분 세부적인 계획을 포기하곤 한다. 그러다 보니 돈은 모으면서도 필요한 자금에 대한 우선 순위가 어긋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상담을 받은 35살, 31살의 한 맞벌이 부부는 현재 3살짜리 자녀가 있고 앞으로 출산 계획은 없었다. 이 가정은 앞으로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5년 뒤부터 교육비 지출이 생겨,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사교육비 지출이 크게 늘 것으로 예측됐다. 따라서 그 시기가 되면 자녀 대학자금이나 결혼자금, 부부 은퇴자금 등에는 더 소흘해 질 것으로 보였다. 게다가 자녀가 대학생이 되면 부인이 50살로 은퇴하고, 남편마저 55살에 은퇴를 맞이하게 돼 자녀가 미처 교육을 마치기 전에 가정의 소득이 중단될 것으로 예측됐다. 가장 돈이 많이 필요한 때에 소득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우선 순위를 결정하고, 시기를 나눠 계획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 이 가정에선 상담 끝에 앞으로 14년동안 자녀 교육자금을 1순위로, 은퇴자금을 2순위로 마련하기로 했다. 재무분석을 통해 월 200만원씩 저축을 하기로 했는데, 이 자금 가운데 절반을 이 두 가지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남들이 가장 먼저 생각하는 내집 확장 등은 오히려 조금 뒤로 미뤄 두기로 했다.

용도 맞춰 장단기 상품 분산을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단기 상품을 좋아하고,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다. 무조건 기간이 짧고 안전한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주식과 부동산에 가장 관심이 몰렸다. 이번 상담을 진행한 티앤브이 금융 컨설턴트 그룹의 김의수 컨설턴트는 “여유자금이 꽤 있는데도 부동산에만 투자를 집중해 유동성에 문제가 된 가정이 너무 많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제는 부동산이 그만큼의 고수익을 안겨 주리라 보장할 수 없다. 또 장기적으로 필요한 자금을 단기 상품으로만 굴리면 원하는 만큼의 수익률을 거두기 어렵다. 따라서 컨설턴트들은 자금의 용도에 따라 장단기 상품을 적절히 구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권한다.

사례로 든 부부도 장기주택마련저축 외에는 모두 단기 적금에만 의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 부부에겐 모두 14년 뒤, 그리고 약 20년 뒤의 자금 마련이 우선순위로 매겨졌다. 따라서 금융상품도 이에 맞춰 리모델링하는 게 필요했다. 이 부부는 적절했지 못했던 보험 상품 몇 개를 해지하고, 저축자금 월 200만원 가운데 100만원을 변액 유니버설 보험에 넣기로 했다. 복리효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 중도인출도 가능해 두 부부의 교육비, 은퇴자금 마련에 적절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중요

계획을 수립하면 그 계획을 꾸준히 실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사후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컨설턴트들은 지속적으로 재무계획 실행을 도와줄 전문가가 그래서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자산가들에게 제공되는 은행 PB 서비스와 같은 것이다. 하지만 일반 급여생활자들이 부담없이 이용할 만한 전문가 시스템은 많지 않다. 따라서 “기업 등에서 직원 복리후생 차원에서 금융주치의 프로그램을 도입해 제공하는 것도 좋다”는 게 이번 캠페인을 진행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6김윤지 <이코노미21>기자 yzkim@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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