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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한국경제 ‘마이너스 금리’ 시대…부동자금 이동 조짐

등록 2010-10-18 10:06

국고채금리 3.48%인데 물가승상률 3.6%
시중자금 은행 빠져나와 주식시장 기웃
장기화땐 한은 통화정책 무력화 될수도
시중금리를 대표하는 지표물인 3년 만기 국고채의 실질 금리는 8월 1.13%에서 9월 -0.12%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 같은 기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48%였다. 3년물 국고채에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명목금리가 연 3.48%지만 물가상승률을 빼면 실제 손실이 난다는 뜻이다.

3년물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로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졌던 지난해 3월(-0.21%) 이후 18개월 만이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14일 3.08%, 15일 3.05%로 사상최저치를 연일 경신하며 채권금리 2%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은행 금리도 덩달아 떨어지고 있다. 산업은행의 정기예금인 1년 만기 ‘자유자재 정기예금’ 금리는 최근 연 2.93%로 내려가 2%대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5월 역대 최저치인 한은의 정기예금 가중평균금리 2.94%보다 낮은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0.1~0.15%포인트, 적금금리를 0.1~0.2%포인트 인하했다. 신한은행도 1년 만기 ‘월복리정기예금’ 최고 금리를 0.1%포인트 내렸다.

실질금리의 마이너스 진입 영향으로 시중 자금이 은행을 빠져나와 주식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한은 자료를 보면, 8·9월 두달 동안 은행에선 6조7000억원의 수신이 빠져나갔다. 금리가 2%대로 추락한 자산운용사의 머니마켓펀드(MMF) 역시 지난달 2조원이 빠져나갔다. 반면 투자대기자금이라 할 수 있는 증권사의 고객예탁금은 9월 들어 1조1000억원 늘었다. 증권사의 랩어카운트(고객 맞춤형 자산관리계좌) 계약액도 6월 말 17조3000억원에서 8월 말 29조6900억원으로 12조원이나 불었다. 또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한달 전에 견줘 1조3000억원이 늘었고, 주택담보대출도 1조7000억원 증가했다.

갈 곳을 찾지 못하는 부동자금은 이미 위험수위에 오른 상태여서 계기가 생기면 순식간에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단기 부동자금은 645조원으로, 금융위기 전인 2008년 8월 535조8000억원과 견줘 약 110조원 급증했다. 부동산 시장이 구조적 침체상태에 있어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으로 부동자금이 쏠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런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한은의 통화정책이 무력화될 수도 있다. 초저금리를 지속하고 있는 일본은 시장금리를 움직여 경기를 조절하는 통화정책을 사실상 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2004년이나 지난해 초와 달리 정책당국이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도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라며 “실질금리 마이너스가 장기화될 경우 인플레이션과 자산 버블을 정책당국이 제대로 통제하기 힘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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