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폭등에 금 적립계좌·펀드 수익률 20% 넘어
시세변동 크고 환차손도 위험해 신중한 접근 필요
시세변동 크고 환차손도 위험해 신중한 접근 필요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4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공 행진을 이어가자 금 관련 투자상품의 수익률이 치솟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달러화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값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금테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현금을 통장에 입금하면 금을 적립해주는 시중은행의 금 적립 계좌가 있다. 금 관련 펀드도 주요 투자상품인데, 주로 금과 관련된 회사의 주식,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은행 가운데 금 관련 상품을 가장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신한은행의 경우, 대표 상품인 ‘골드리슈’ 계좌의 수익률이 지난 9일 현재 최근 1년간 21.9%를 기록했고, 최근 3개월 수익률도 11.56%에 이른다.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달러&골드테크통장’도 최근 1년 28.28%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골드리슈 달러&골드테크통장은 달러로 가입하는 금 적립 통장으로 환율 변동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
국민은행의 수시입출금식 금 투자상품인 ‘케이비(KB)골드투자통장’과 기업은행의 금 적립계좌인 ‘윈클래스 골드뱅킹’의 최근 1년 수익률도 각각 21.36%와 22.3%를 기록했다.
금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급등했다. 지난 8일 현재 ‘블랙록 월드골드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3.73%로 같은 기간 일반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14.01%)의 두 배를 훨씬 웃돌았다. ‘신한 비엔피피(BNPP)골드 펀드’와 ‘아이비케이(IBK) 골드마이닝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각각 29.51%와 25.41%에 달했다.
앞으로 금값에 대해서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달 골드만삭스는 12개월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16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로이터> 통신이 최근 경제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13명이 내년 상반기까지 금값이 더 오를 것으로 답했다. 장기적으로 꾸준히 금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상품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는 최근 “(금값이) 급등한 탓에 한동안 상승세가 둔화될 수는 있지만 금값은 향후 10년 동안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금값은 10년 안에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값이 이미 많이 오른데다 금 시세의 변동성도 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원-달러 환율이 하락 추세에 있어 환헤지를 하지 않고 금 관련 펀드나 금 적립 계좌에 투자할 경우, 금값 상승만큼 수익이 나지 않거나 환차손 때문에 오히려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은 가격 변동폭이 심해 주력 투자 상품보다는 전체 자산의 일부를 투자하는 대안 투자 상품으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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