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기관 하향조정과 대조
물가상승 추정치 3.5%로 올려
물가상승 추정치 3.5%로 올려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낮추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내년 성장률을 4.5%로 전망했다. 물가상승 압력은 올해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10일 발표한 ‘2011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은 6.1%로 예상되는 올해 성장률보다 낮은 4.5%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 기조가 상반기에 3.8%를 나타낸 뒤 하반기에 5.0%로 상승하는 ‘상저하고’ 양상을 띨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에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하반기에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서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그러나 한은 전망치는 국내외 경제연구소들이 내년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등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5%대의 성장률을 유지하려는 정부와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 4.5%는 한은이 지난 7월 내놓은 전망치와 동일하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5월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4.7%로 전망했다가 지난달 4.3%로 수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기존 5%에서 지난 9월 0.5%포인트 내린 4.5%로 전망치를 낮췄다. 삼성경제연구소 등 국내 민간 연구기관들도 상반기에 내놓았던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조정했다.
물가 부담은 내년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가 상반기 3.7%, 하반기 3.3%로 연간 3.5%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또 내년 근원인플레이션(공급가격의 변동폭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값)도 3.1%로 한은의 물가목표치인 3.0%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2.9%)와 근원인플레이션(1.8%)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취업자 수는 올해 33만명에서 내년엔 26만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또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 290억달러에서 180억달러로 줄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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