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은행 배당금 부족땐 추가 비용 불가피
금융당국이 연말 결산을 앞두고 은행들에 충당금을 충분히 쌓으라고 주문함에 따라, 은행들의 배당 규모가 줄어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계약을 맺으면서 주당 850원의 배당금을 보장해주기로 한 것을 두고, ‘고배당’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2일 “12월 결산을 앞두고 충당금을 충분히 쌓으라는 입장을 은행들에 전달했다”며 “충당금을 충분히 쌓을 땐 순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결과적으론 배당도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전망이 불투명한데다 금융권의 부실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은행들이 자체적인 손실 흡수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조만간 외환은행에 대한 종합검사가 실시된다”며 “이때 외환은행이 적정한 배당을 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연말 결산 배당과 관련해 관심의 초점은 외환은행이다.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는 하나금융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외환은행이 주당 850원을 배당하지 못할 경우 부족분을 하나금융으로부터 보전받기로 했다. 문제는 배당금의 규모가 과도하다는 점이다. 론스타는 지난해 중간배당을 통해 이미 주당 235원을 받아갔고, 결산 배당 850원을 합칠 경우 배당금 규모가 주당 1085원이 된다. 외환은행의 지난해 순이익 규모를 1조원으로 추정했을 때 배당성향(순이익 가운데 배당으로 지급된 금액의 비율)은 70%에 달한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외환은행의 배당성향은 50%를 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의 고배당 자제 권고와 맞물려, 외환은행의 배당 규모가 주당 850원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하나금융이 부족분을 메워줘야 하기 때문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추가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해 경영상태가 좋아진 신용협동조합·농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사들에 대해서도 배당을 자제하고 내부유보금을 충분히 적립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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