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최종후보 4명 확정…대상자가 추천 표결 참여 논란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 구도가 류시열(73) 회장 직무대행과 한택수(61) 국제금융센터 이사회 의장 사이의 2파전으로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차기 회장 선임이 표결로 이뤄질 경우 류 회장의 투표권 행사 여부가 최대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신한금융은 8일 특별위원회를 열어 차기 회장 최종후보군 4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어 14일 특위에서 이들 4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한 뒤, 차기 회장 후보를 선정해 21일 이사회에 추천한다. 1차 후보군에 포함돼 입길에 오르내리던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사실상 고사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차기 회장 후보는 류 회장과 한 의장의 대결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라응찬 전 회장의 사퇴로 지난해 10월 직무대행으로 취임한 류 회장은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회장으로 일해보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 관료 출신인 한 의장은 주일 재무관을 지냈고, 신한은행의 일본 현지법인 설립에도 도움을 줘 재일동포 주주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14일 면접 직후 표결이 이뤄질 경우, 특위위원 9명 가운데 라응찬 전 회장에게 우호적인 4명의 국내 이사들(류 회장 포함)은 류 회장을, 라 전 회장에 비판적인 재일동포 이사 4명은 한 의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단일 최대주주인 비엔피(BNP)파리바 쪽의 표심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특위위원인 류 회장의 투표권 행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신한금융 쪽은 “법무법인 2곳으로부터 유권해석을 받은 결과 ‘문제될 게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비엔피파리바를 제외하면 4 대 4로 팽팽히 맞설 가능성이 큰 표결 구도상 류 회장이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본인의 차기 회장 선임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회장 후보에 도전한 사람이 표결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상식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고 금융당국도 부정적인 반응이어서, 실제 류 회장이 투표권을 행사할지는 미지수다.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는 계파 갈등 논란에 대해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강한 경고를 보낸 것을 고려해, 표결을 하지 않고 합의를 통해 차기 회장을 선임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일부에서는 신한 출신의 제3의 인물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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