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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은행 덩치 키우려다 부실까지 더 키울라

등록 2011-03-27 20:01수정 2011-03-27 21:49

일반은행 총자산 증가율
일반은행 총자산 증가율
금융위기 여파·4강시대 예고에 ‘자산 경쟁’ 조짐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수도” 전문가 ‘후유증’ 경고
“은행권 경영진이 대거 바뀐 뒤 자산확대 경쟁 조짐이 만만치 않다. 은행들의 덩치 키우기를 그대로 두면 연말에 부실이 급증할 수 있다.” 최근 만난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가 걱정스럽게 털어놓은 말이다.

최근 최고경영자(CEO) 선임 작업을 끝낸 케이비(KB)·우리·신한·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사와 계열 은행들이 본격적인 ‘영업대전’ 채비에 나서면서 지나친 외형 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대 금융지주사 계열 은행 자산 현황
4대 금융지주사 계열 은행 자산 현황
■ 덩치 키우기 경쟁 불붙나 국내 은행들은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총자산 증가율(일반은행 기준)이 한해 전보다 4.2%나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도 ‘케이비 사태’와 ‘신한 사태’ 등 은행권의 지배구조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총자산이 2.4% 늘어나는 데 그쳤다. 2년 동안 사실상 뒷걸음질친 만큼 올해에는 은행마다 자산 확대에 시동을 걸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특히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금융권이 4강 지주사 체제로 재편되면서, ‘1등 은행’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4대 금융지주사 회장과 은행장 전원이 새로운 인물로 바뀌거나 연임을 통해 새 임기를 시작하면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자산 확대 경쟁을 부추길 핵심 요인이다.

실제 케이비금융은 어윤대 회장 주도로 기존에 취약 분야였던 대기업 대출 영업과 퇴직연금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4일 취임한 이순우 우리은행장도 강력한 영업 조직 구축을 취임 일성으로 강조했고, 경영진 내분 사태로 주춤했던 신한금융도 한동우 회장-서진원 행장 체제로 전열을 정비한 뒤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의 영업전략이 차별화돼 있지 않아 한쪽에서 치고 나가면 우르르 따라가면서 자산을 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부실채권 증가 후폭풍 우려 문제는 지나친 외형 경쟁의 후유증이다. 내실 다지기를 외면한 채 대출 중심으로 자산 확대 경쟁이 가열될 경우, 필연적으로 수익률 악화와 부실채권 증가가 뒤따라온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005년에서 2008년까지 은행권이 중소기업 대출 위주의 자산 확대 경쟁을 한 결과, 국내 일반은행의 총자산 증가율이 연평균 12.9%에 달했다”며 “자산은 늘었지만 은행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은 그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2008년부터 부실채권 비율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은행간 영업 차별성 부족, 금융당국의 강제적 규제수단 취약 등 과거 은행들의 자산 확대 경쟁을 유발했던 요인이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다”며 “금융당국은 모니터링을 강화해 은행들의 자산 확대 경쟁이 시스템 위험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차단하고, 은행들은 국내 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 국외 진출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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