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격 2829억 낮춰 4조4059억에 합의
외환노조 “배당 감안땐 2140억 올려준 셈”
외환노조 “배당 감안땐 2140억 올려준 셈”
하나금융그룹과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매계약 연장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양쪽은 계약을 6개월 연장하면서 인수가격은 기존보다 2829억원을 깎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8일 공시를 통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51.02% 매입 가격을 기존의 4조6888억원(주당 1만4250원)에서 주당 860원 낮춘 4조4059억원(주당 1만3390원)으로 변경시키기로 론스타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새 매매가격 산정 때 론스타의 분기배당금인 주당 1510원을 우선 차감했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 가격이 올해 3월 말 계약완료를 전제로 산정됐다는 점에서 2분기와 3분기 영업활동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 증가분(주당 650원)을 보태 주당 1만3390원으로 매매가격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또 계약 완료 시점까지 론스타의 배당금 전액을 이번 매매가격에서 추가로 차감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이 론스타에 휘둘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외환은행 주가가 지난해 11월25일 매매계약 체결 당시 1만2300원에서 8일 9400원으로 하락했는데 이런 부분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번 계약 연장은 신규 계약이 아니라 기존 계약의 연장이므로 현재 주가는 고려되지 않았다”며 “외환은행의 현 주가는 은행 가치 하락 때문이 아니라 매매계약이 주요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가격조정 요인에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외환은행 노조는 성명을 내어 “론스타가 주도하고 하나금융이 동의한 외환은행 중간배당을 통해 론스타가 4969억을 추가로 챙기게 된 것을 감안하면, 이번 계약에서 하나금융은 오히려 2140억원을 더 인상해 준 것”이라며 “론스타에 대한 일방적인 퍼주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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