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소외층 우대 주문
은행들 “적극적으로 검토”
은행들 “적극적으로 검토”
권혁세(사진) 금융감독원장은 19일 은행들이 서민층에 불합리하게 높은 수수료를 물린다는 비판과 관련해 “수수료나 금리 책정시 과도한 차별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은행들은 이르면 다음주 중 수수료 감면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권 원장은 이날 한 조찬 강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회사는 공익성과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권 원장은 또 ‘은행들이 부유층에 대해선 기여도가 높다는 논리로 다양한 혜택을 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은행이 정말 고소득층과 브이아이피(VIP) 계층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내는지, 중산층과 서민층에서 수익을 내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판촉 차원에서 있을 수 있지만, 지나치게 기여도 중심으로 수수료와 금리체계를 운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고객 개개인별로 보면 고소득층의 기여도가 높겠지만 전체로 보면 상위 10%보다 90%의 중산·서민층의 기여도가 더 높을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해왔다.
권 원장은 “외국도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서민에 대한 여러 가지 우대제도가 시행되고 있다”며 “기초·차상위계층과 노인, 장애인에 대한 수수료 우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이 현금입출금기(ATM) 이용 수수료를 지금의 절반으로 내리는 것을 뼈대로 한 수수료 체계 개선안을 마련 중인 것과 관련해 “불합리한 부분을 스스로 개선하려는 차원으로 본다”며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이날 오전 금감원에서 열린 실무회의에서 권 원장의 이런 주문에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인하폭과 감면 대상은 제출하지 않았으며 이르면 다음주 중 은행연합회를 통해 확정 발표된다. 은행들은 65살 이상 노인, 장애인, 대학생, 차상위계층이 현금입출금기나 창구를 통해 인출·송금 서비스를 이용할 때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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