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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삼성-현대차 “금융업에서 한판 붙자”

등록 2011-11-24 20:25수정 2011-11-25 09:49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주요 금융 계열사 비교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후계능력 입증기회’ 이재용·정의선 높은 관심
카드사들, 경쟁 최일선…“우리가 2위” 신경전
현대 몸집불리기…삼성 제조업출신 CEO ‘맞불’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금융 영토’를 놓고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재계 순위 1위를 놓고 펼치는 경쟁과 후계구도 때문에 두 그룹의 금융업 키우기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는 업계 2위 자리를 높고 엎치락뒤치락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카드는 올해 3분기 18조451억원의 이용실적을 기록해 삼성카드(18조40억원)를 근소하게 앞질렀다고 지난 4일 밝혔다. 현대카드는 올해 상반기 현대캐피탈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2위 자리를 삼성카드에 내줬으나 하반기 들어 전열을 재정비해 다시 추월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삼성카드가 발끈했다. 사흘 뒤인 7일 삼성카드는 3분기 이용실적이 19조449억원으로 현대카드(18조2200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많았다고 밝혔다. 삼성카드는 제조업 경영자 출신인 최치훈 사장의 공격 경영에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3분기 실적이 서로 다른 이유는 현대카드가 금감원 보고 기준(체크·선불카드 제외)으로 발표했고, 삼성카드는 체크·선불카드를 포함한 기준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자료를 내놓고 2위 경쟁을 벌이는 배경에는 카드사가 두 그룹간 금융계열사 경쟁의 최전선에 있다는 정서가 깔려있다.

지난달 말 현대차그룹은 녹십자생명을 인수했다. 현대차가 녹십자생명을 탑승시키자 보험업계는 술렁거렸다. 녹십자생명이 지금은 시장점유율 1%로 업계 17위에 불과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지원하면 덩치 키우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한 임원은 “우리는 성공 경험이 있다”며 “녹십자생명이 현대차 계열사로 편입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2001년 시장점유율 1.5%였던 업계 7위 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한 뒤 10여년 만에 시장점유율 16.9%의 업계 2위 카드사(현대카드)로 탈바꿈시켜 놓았다. 지난 2008년 현대차 계열사가 된 에이치엠시(HMC)증권도 30위권에서 20위 안으로 뛰어올랐다. 현대차 계열사의 퇴직연금 몰아주기 등의 영향이 컸다.

삼성그룹의 한 임원은 “삼성의 금융계열사는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수성전략을 써 왔으나 최근 현대차의 금융계열사가 치고 올라오고 있어, 삼성도 금융계열사에 제조업에서 잔뼈가 굵은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며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두 그룹의 금융 계열사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 판도와 후계 구도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작성대상 상장계열사(금융사 제외) 순이익이 9조1679억원으로 부동의 1위였던 삼성그룹(8조1036억원)을 앞질렀다. 이재용·이부진·이서현 등 3남매의 그룹 분리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이런 순위가 고착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삼성에선 번지고 있다.

두 그룹의 후계자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모두 금융계열사들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산업인데다가 후계자로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두 그룹의 조직과 인사 구도가 어떻게 될 지도 관전 포인트다. 삼성은 금융계열사들을 좀더 강하게 묶는 금융소그룹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금융계열사의 맏형격인 삼성생명의 박근희 사장이 이를 총괄하는 부회장으로 승진할 지가 관심사다.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은 최근 80만건의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으로 신뢰도에 흠집이 생겼으나, 내년 4월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매각을 통한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있어 재신임을 받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금융계열사의 주도권을 정의선 부회장이 쥘 지, 정 부회장의 매형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계속 유지할 지가 관심사다. 정 사장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현대카드를 업계 선두권으로 올려놓았지만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에이치엠시증권이 금융계열사지만 정 사장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한 금융권 인사는 “정태영 사장에 대한 그룹 내 견제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정혁준 김경락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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