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현대차그룹 주거래은행 외환 인수
국민은행, 정몽구 재단 손잡고 사회공헌활동
정의선-어윤대 관계 돈독해 하나쪽 위기감
양쪽 모두 대기업 금융 확대 노려 경쟁 치열
국민은행, 정몽구 재단 손잡고 사회공헌활동
정의선-어윤대 관계 돈독해 하나쪽 위기감
양쪽 모두 대기업 금융 확대 노려 경쟁 치열
“어윤대 케이비(KB) 금융 회장한테 (현대차그룹 등) 주거래 대기업 다 빼앗길 수 있다.”(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사제 간으로 잘 알고 있을 뿐, 사업적으로는 아무 관계도 없다.”(어윤대 케이비금융그룹 회장)
하나금융그룹의 외환은행 정식 인수를 앞두고 외환은행과 주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대기업들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인(소매)금융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기업 유치에 ’올인’하고 있는 케이비금융과 하나금융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4일 오후 외환은행 인수 계약 관련 기자회견을 한 뒤 ‘외환은행 인수로 기업금융 강자로 발돋움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쉽지 않다. 케이비금융 어윤대 회장한테 (현대차그룹 등) 주거래 대기업 다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 말은 김 회장의 엄살만은 아니다. 위기감의 다른 표현이다.
어윤대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소매금융 중심의 국민은행에 대기업 고객을 유치하라는 방침을 내세웠다. 어 회장은 올해 초 조직개편 때 기존 ‘기업금융그룹’을 확대·개편해 ‘대기업금융그룹’ 부문을 신설한 뒤 부행장에 이찬근 전 하나아이비(IB)증권 사장을 영입했다.
국민은행의 한 부행장은 “어 회장이 국민은행을 ‘푼돈’ 위주의 소매금융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구조)를 바꾸기 위해 대기업 금융에 관심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어 회장이 대기업 가운데 현대차그룹과 특수관계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은사인 어 회장에게 자문을 구할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어 회장은 케이비금융 회장으로 오기 직전까지 현대모비스의 사외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에 어윤대 회장은 “정의선 부회장과 사제간으로 가끔 만나지만, 사업적으로 특별한 관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지난 4일 ‘정몽구 재단’을 만들어 저소득층 대학생을 대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벌인다는 계획을 발표할 때 ‘국민은행’과 손잡은 것을 놓고 양자간 밀월 관계가 예사롭지 않다고 보고 있다. 외환·기업은행 등 후보군으로 거론된 경쟁은행들로선 손쉽게 여신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김승유 회장은 어윤대 회장의 대기업금융 사업 강화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통해 대기업금융을 강화하려는 시도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지난 11월말 기준 외환은행의 총대출 51조8400억원 중 기업대출은 31조8000억원에 이른다. 현재 외환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대기업은 현대차·현대중공업·현대그룹·하이닉스반도체 등 현대와 연관된 그룹이 많다. 하나금융은 현대차그룹이 외환은행과 주거래 관계를 갑자기 끊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월급통장과 방카슈랑스, 신용카드 등에서 국민은행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한 부행장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나선 이유 중 한 가지가 대기업 금융업 강화를 위해서인데 케이비금융이 야금야금 먹고 들어오면서, 하나금융이 마련해 놓은 ‘식탁’(인수·합병)에 케이비금융이 먼저 숟가락을 놓는 게 아니냐는 고민이 앞선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은사인 어 회장에게 자문을 구할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어 회장은 케이비금융 회장으로 오기 직전까지 현대모비스의 사외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에 어윤대 회장은 “정의선 부회장과 사제간으로 가끔 만나지만, 사업적으로 특별한 관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지난 4일 ‘정몽구 재단’을 만들어 저소득층 대학생을 대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벌인다는 계획을 발표할 때 ‘국민은행’과 손잡은 것을 놓고 양자간 밀월 관계가 예사롭지 않다고 보고 있다. 외환·기업은행 등 후보군으로 거론된 경쟁은행들로선 손쉽게 여신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김승유 회장은 어윤대 회장의 대기업금융 사업 강화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통해 대기업금융을 강화하려는 시도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지난 11월말 기준 외환은행의 총대출 51조8400억원 중 기업대출은 31조8000억원에 이른다. 현재 외환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대기업은 현대차·현대중공업·현대그룹·하이닉스반도체 등 현대와 연관된 그룹이 많다. 하나금융은 현대차그룹이 외환은행과 주거래 관계를 갑자기 끊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월급통장과 방카슈랑스, 신용카드 등에서 국민은행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한 부행장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나선 이유 중 한 가지가 대기업 금융업 강화를 위해서인데 케이비금융이 야금야금 먹고 들어오면서, 하나금융이 마련해 놓은 ‘식탁’(인수·합병)에 케이비금융이 먼저 숟가락을 놓는 게 아니냐는 고민이 앞선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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