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2억 우리사주 출연 확약서 제출…주식갖기 범국민운동도
외환은행 직원들이 자체 출연을 통해 은행 주식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독자 생존 방안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13일 직원 6238명이 4192억원 규모의 ’우리사주 출연 확약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말 기준 외환은행 직원(계약직 포함) 7627명의 81%가 참여했다. 일반 시민들도 인터넷으로 참여해 외환은행 주식 100만여주를 사기로 했다.
노조는 직원들의 퇴직금 중간정산과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5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외환은행의 이익잉여금 4조6013억원 중 기본자본(Tier1)비율 7%를 충족하고 남는 잉여금 2조8260억원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면 론스타 보유 지분 51.02%를 주당 최대 1만110원에 사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한국노총·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손잡고 12일부터 ‘외환은행 주식 갖기 범국민운동’을 벌이고 있다. 외환은행 주식 갖기 거리 캠페인과 외환은행 지점에서 주식 구입하기 등 시민을 상대로 운동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노조의 계획이 현실화되려면 먼저 하나금융과 론스타 간의 외환은행 매매계약 무산이 전제돼야 한다. 김기철 노조위원장은 “정치권에서 국정조사를 진행하면 감독 당국도 하나금융지주의 특혜승인을 해 주기 힘들 것”이라며 “외환은행은 국민을 위한 은행으로 충분히 독자생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쪽은 “외환은행 노조의 협상 상대는 론스타”라며 “이에 대해 하나은행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의원 88명은 이날 론스타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 요구서는 위원 18인으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꾸려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당시 적격성 심사 과정의 의혹,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한 금융당국의 부실 심사, 하나금융과 론스타 간의 외환은행 지분 인수 과정의 각종 의혹을 조사한다는 방침을 담고 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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