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몰랐던 보험가입 보험사가 먼저 알려줘야

새해 달라지는 금융제도
불완전판매 계약해지율·보험금 미지급률 공시
무주택 서민에 금리우대형 ‘보금자리론’ 확대

올해부터 보험회사는 불완전판매 비율과 더불어 불완전판매에 따른 계약 해지율, 보험금 미지급률 등을 추가로 공시해야 한다. 또 보험계약자의 유족 등에게 사망자의 보험가입 사실과 해지환급금 청구절차 등을 보험회사가 먼저 안내해야 한다. 무주택 서민의 주택구입을 위한 금리우대형 보금자리론 지원이 확대된다는 점도 눈에 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그동안 추진해 온 금융소비자 권익보호 및 서민금융지원 확대와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새해부터 달라지는 각종 금융관련 제도를 소개한다.

불완전 판매에 따른 계약해지율과 보험금 미지급률 등 세부 자료 공시는 금융 소비자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한 것으로, 올 상반기에 이뤄진다. 불완전판매 비율은 신규 계약 가운데 소비자에게 상품 설명을 충분하게 하지 않았거나 서면동의, 자필서명 등을 받지 않아 무효가 된 건수의 비율을 뜻한다. 계약해지율이 높을수록 불완전판매 소지가 큰 보험사로 볼 수 있고, 지급거절 비율이 높으면 보험금을 잘 주지 않으려는 곳으로 판단할 수 있다.

3월 이후에는 보험사들이 자발적으로 유족에게 보험가입 사실과 해지환급금 청구 절차 등을 안내해줘야 한다. 유족들이 사망자의 보험 가입 사실을 미처 몰라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가족이 숨졌을 경우 유족들이 사망자의 보험금 존재 여부를 파악해 청구해야 했다. 일일이 조회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보험 가입 사실을 모르고 지나칠 경우 2년이 지나면 보험금이 자동 소멸돼 발생하는 불이익을 줄일 수 있게 했다.

각 보험사의 보험료를 상세하게 비교할 수 있게 보험료 지수가 개편된다. 보험료 지수는 똑같은 보험상품인데도 회사마다 다르게 책정된 보험료를 쉽게 비교해 보고 가격이 합당한지 알아볼 수 있는 지표다. 보험료 지수가 낮을수록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은 현행 보험료 지수 산정기준으로 활용되는 ‘표준보험료’를 올 상반기 안에 좀 더 객관적인 지표로 대체하기로 했다.

전자서명에 의한 보험계약 체결도 허용된다. 보험소비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상품설명서와 청약서에 서명하고 상품설계를 바꾸려면 설계사를 직접 만나 청약서를 또 써야 하는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전자서명은 이달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설계사와 한 차례만 만나도 계약이 가능하고 인터넷으로 언제든지 청약서를 확인·수정할 수 있다. 종이 낭비를 막는 것은 물론 장기손해보험계약 기준으로 1건당 1000원 안팎의 보험료를 아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서민금융지원 확대방안도 눈여겨볼 만하다. 무주택 서민에게 장기·저리 고정금리 주택구입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이달부터 주택금융공사를 통한 금리우대형 보금자리론 지원이 확대된다. 부부합산 연소득 2500만~4500만원인 무주택자는 국민주택규모(85㎡) 이하 3억원을 넘지 않는 집을 장만할 때 고정금리·분할상환 조건일 경우 일반 보금자리론보다 0.4%포인트 낮은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가구당 대출한도는 1억원이며 올해 정부는 여기에 1조5000억원을 공급한다.

이 밖에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돼 배기량 50㏄ 미만 오토바이도 이륜자동차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또 7월1일부터 자산 2조원 이상 대형저축은행의 자본적정성 기준이 현행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 5% 이상에서 6% 이상으로 강화된다.

이재명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