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로(57) 하나금융 부회장
이슈&사람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
외환은행장에 내정
통합에 대한 말 아껴
“소통능력 부족” 지적도
외환은행장에 내정
통합에 대한 말 아껴
“소통능력 부족” 지적도
외환은행 인수 작업을 벌이고 있는 하나금융지주에는 눈여겨 봐야할 숨은 ‘키맨’(key man)이 있다. 외환은행장에 내정된 윤용로(57·사진) 하나금융 부회장이다.
윤 부회장의 통합 행보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윤 부회장을 하나금융의 기업금융부문장으로 발령 낼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이 자리는 은행 기업금융, 증권, 자산운용 등 기업금융을 총괄한다. 지주의 우산 아래로 들어올 외환은행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자리다.
관료 출신으로 기업은행장을 지낸 윤 부회장이 하나금융에 영입된 건, 지난해 3월이었다. 김 회장은 영입 배경에 대해 “(정부에서) 금융과 경제 분야의 거시적인 업무를 맡아 금융 산업의 전반에 대한 이해가 매우 높고, 기업은행 경영실적이 우수했다는 것도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소개했다.
윤 부회장은 하나금융에 영입된 이래 줄곧 말을 아꼈다. 지난 27일 금융위원회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외환은행 통합에 대한 질문에 “아직 제가 말씀을 드릴 단계는 아닌 듯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나금융에 의해 선임된 ‘점령군’이 외환은행을 접수하는 것처럼 비칠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윤 부회장은 변신의 황제인 ‘카멜레온’으로 통한다. 관료에서 은행가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다는 뜻을 담고 있다. 행정고시 21회 출신인 그는, 재무부와 재경원을 거쳐 금감위 부위원장에 오른 뒤 2007년 기업은행장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기업은행장 때는 상황에 따라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의 색깔을 달리해야 한다는 ‘카멜레온 경영론’을 주창하기도 했다.
카멜레온이란 평판에는 또 다른 의미도 숨어있다. 겉만 변했지, 속은 관료 체질 그대로라는 것이다. 기업은행의 한 직원은 “(윤 부회장이) 관료 생활을 오래 해서 그런지 협상과 소통 능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은행 직원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최고경영자로서 소신있게 일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 정부의 요구대로 하는 스타일이었다”고 꼬집었다.
윤 부회장 앞에는 험난한 과제가 첩첩이 쌓여있다. ‘론스타 논란’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에게 넘기는 사안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 뿐 아니라 정치권까지 가세해 법적·정치적 시비를 제기해 파열음이 이어지고 있다. 그가 외환은행 통합 작업을 어떻게 이뤄낼지 금융권 안팎에서 관심을 쏟고 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