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회장
하나금융 사외이사들 만류…거취 이달중 결정될듯
하나금융지주의 김승유(69·사진) 회장이 연임하지 않고 사퇴할 뜻을 밝혔지만, 사외이사들이 만류하고 나섰다. 김 회장의 거취문제는 2월 중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31일 오전에 열린 경영발전보상위원회(경발위)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사외이사들은 2월말로 예정된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직전까지 김 회장을 설득하기로 하고, 후임 회장 후보군을 2~3명으로 압축했다. 김 회장이 후보군에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외이사들은 이날 회의에서 김 회장의 연임을 확정지으려 했으나 물러나겠다는 김 회장의 의지가 강해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발위에 참석한 한 사외이사는 “외환은행 통합 등 과제가 산적한만큼 연임을 설득하기로 했다”며 “회장이 계속 연임을 고사할 것에 대비해 후보군을 선정하기로 결의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들은 3월 주총 안건 결정을 위한 이사회까지 시일을 남겨두고 있는데다 하나금융 문제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점을 고려해 회추위 모임과 후임 회장 후보 인터뷰를 2월 말 이후로 최대한 미루고 김 회장을 설득할 방침이다.
회장추천위원회 성격을 갖고 있는 경발위에서 의견이 수렴되면 경발위원 5명과 이사회 운영위원회 위원 2명 등 7명으로 구성된 회추위가 정식으로 회장 후보를 추천한다. 이후 주주총회 이사 선임 절차를 거쳐서 이사회에서 선임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과 통합작업을 위해서는 계속 일해줘야 한다고 설득했지만 회장이 뜻을 접지 않아, 경발위는 서로의 의견만 확인한 채 끝이 났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경발위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하나금융을 맡을 사람은 젊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며 “2월중에는 거취와 관련해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사퇴 뜻 공표에도 실제 물러나는 쪽으로 정리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후보권 2~3명에 포함돼 있다는 관측이 있는데다 ‘역할론’이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다. 회장직 대신 이사직을 겸하는 상임고문이나 명예회장을 맡을 것이란 예상도 대두되고 있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장을 지냈으며, 2005년 12월부터 하나금융 회장을 맡아왔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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