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6.00%’
저축은행의 금리가 아니다. 한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다.
13일 전국은행연합회의 시중은행 금리현황 자료를 보면, 한국씨티은행의 신용대출 상품인 ‘더 깎아주는 신용대출’ 금리는 연 최저 5.20%에서 연 최고 16.00%였다. 회사원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이 상품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상품 가운데 최고금리가 가장 높다. 같은 신용대출 상품인 기업은행의 ‘IBK파워신용대출’의 최고금리 7.66%에 견줘 2배를 웃도는 초고금리다.
미국 씨티은행이 2004년 한미은행을 인수하며 출범한 한국씨티은행은 당시 씨티은행의 선진 금융기법을 한국에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8년이 지난 지금 그런 기대가 무너지고 있다. 선진기법 전수보다 ‘묻지마’ 고금리 영업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은행계 카드사 중에서 현금서비스 금리가 가장 높은 곳도 한국씨티은행이다. 한국씨티은행 카드부문의 현금서비스를 20~30%대의 고금리로 이용하는 회원 비율은 13일 현재 무려 92.39%에 이른다. 은행계 1위인 케이비(KB)국민카드가 같은 대에서 최고금리를 내는 회원 비율이 51.50%인 것과 견주면, 2배가량에 이른다.
한국씨티은행 카드는 현금서비스에 이어 리볼빙(카드대금의 일정비율만 결제하면 나머지는 대출 형태로 전환돼 장기로 갚는 방식) 서비스 역시 최고금리를 적용받는 회원이 가장 많다.
한국씨티은행의 이런 영업 행태는 기업대출을 외면한 채 가계를 대상으로 손쉬운 금리장사에 치중하고 있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한미은행 시절인 2003년 말 기업대출 잔액이 10조7308억원으로 가계대출 잔액(8조8453억원)보다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9조6267억원으로 10.29% 줄었다. 이에 견줘 가계대출 잔액은 14조3972억원으로 62.77%나 늘었다.
지난해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한국씨티은행의 영업 행태가 국회의원들의 질타 대상에 올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병석 민주당(현 민주통합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아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전체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마진(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 차이)은 2.97%였다. 같은 기간 한국씨티은행의 예대마진은 4.07%로 전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박 의원은 “한국씨티은행의 손쉬운 영업 전략으로 서민 가계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금리 문제는 은행 전략 등 여러 가지 상황을 놓고 결정한다”며 “우리만 고금리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카드 리볼빙 등에서 다른 은행보다 다소 금리가 높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의 고금리 정책을 비판하더라도 외국계 은행들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금융감독당국은 국내 은행에 비해 외국계 은행들에 더 느슨한 잣대로 감독하는 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3156억원이었다. 지난해 미국 씨티은행이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한국씨티은행은 사상 최대 수준인 1299억원을 배당해 국부유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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