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공사, SC·씨티은행 주택담보대출 첫 유동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처음으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한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에 성공했다. 시중은행의 대출을 담보로 별도의 증권을 다시 발행한 것으로, 시중은행들이 장기 주택담보대출에 적극 나서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금융공사는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씨티은행과 협력해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3684억원 규모의 주택저당증권을 발행했다고 29일 밝혔다. 기초자산은 이들 은행이 지난 3월부터 판매한 ‘적격대출’ 방식의 주택담보대출이다. ‘적격대출’은 대출을 담보로 별도의 증권 발행이 쉽도록 사전에 정해진 대출조건을 충족하는 대출을 말한다. 장기고정금리로 내집 마련 대출 재원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현재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재원은 주로 고객 예금인데, 평균 만기가 9개월여에 불과해 이 자금으로 20~30년에 걸친 장기대출을 해줄 경우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을 은행이 떠안아야 한다. 따라서 주택금융공사가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사들여 별도의 증권을 발행할 경우, 은행들은 장기고정금리 대출 재원을 마련하는 부담을 덜 수 있고 고객들은 저금리에 장기고정금리 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은행이 장기고정금리 대출을 위한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을 하나 더 확보한 셈이다.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농협은행과 하나은행도 조만간 적격대출을 출시할 것”이라며 “앞으로 은행들이 고정금리·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데 더 능동적으로 나설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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