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 모든 지역 순익 줄어
금융사고·부실채권 등 증가탓
금융사고·부실채권 등 증가탓
지난해 국내 은행들이 국외 점포 확장에 적극 나섰지만 금융사고와 부실채권 증가 등으로 수익성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 해외점포 영업현황 및 감독방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은행은 34개국에 152개 국외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저성장·저금리로 인한 성장 둔화로 국외점포를 더 늘리면서 한 해 전보다 10곳이 늘었다. 나라별로 보면, 중국(18개)과 베트남(17개), 미국(15개) 등의 순으로 국외 점포가 많다.
총자산 규모도 778억4000만달러로 2012년 말에 견줘 88억2000만달러가 늘었다. 한 해 동안 12.8%가 늘어난 것이며, 이는 지난해 말 국내 은행 총자산의 4.4% 수준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중국과 홍콩의 자산이 각각 46억8000만달러와 11억8000만달러 늘어난 반면 일본은 엔화 약세로 13억5000만달러의 자산이 줄었다.
덩치를 키웠지만 수익성은 나빠졌다. 국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4억5000만달러로 한 해 전보다 1억8000만달러(28.8%) 감소했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순이자마진율(NIM) 축소로 이자이익이 2000만달러가량 감소했고 부실여신 확대로 충당금 비용도 2억3000만달러나 증가했다. 순이익을 은행 총자산으로 나눈 총자산수익률(ROA)은 0.64%로 2012년보다 0.32%포인트 하락했다.
실물경기 및 주택가격이 회복된 미국 외에는 모든 지역에서 순익이 줄어들었다. 특히 일본은 국민은행 도쿄지점 부당대출 등으로 330만달러 순손실을 봤다. 국외점포의 부실채권 비율도 1.0%로 한 해 전보다 0.1%포인트가 올랐다. 일본에서의 부당대출, 중국에서 에스티엑스(STX) 계열과 베트남·싱가포르에서 쌍용건설에 빌려준 여신 부실 등이 영향을 끼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견실한 리스크관리 및 내부통제가 수반되지 않는 불건전한 해외영업 확대는 자칫 손실 초래가 우려된다”며 “리스크 취약 점포를 중심으로 경영현황 및 리스크관리 실태를 집중 점검하고 주재국 감독당국과의 공동검사를 활성화해 감독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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