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금융·증권

은행 대출심사 건성·사후관리는 부실
금감원, 제재 고삐 죄자 은행들 ‘긴장’

등록 2014-05-18 20:20수정 2014-05-19 10:25

세월호 사태로 부실 대출심사 도마
‘세월호 침몰 사태’를 계기로 은행의 부실한 대출심사 관행이 도마에 올랐다. 은행들이 청해진해운 관계사 등에 3000억원이 넘는 돈을 빌려주면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부실기업을 연명하는 데 일조한 배경에는 대출 심사 및 관리 등에서 허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곧 제재 절차를 밟을 계획이어서 해당 은행들이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5일 공개한 ‘청해진해운 관련 금융검사 진행 현황’ 자료를 보면, 유 전 회장 일가 및 측근, 관계사 등이 금융회사로 부터 빌린 대출 3747억원 가운데 은행 여신은 3033억원에 달한다. 우리은행이 92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산업은행(611억원), 기업은행(554억원), 경남은행(544억원) 등의 순으로 대출이 많았다. 나머지 여신은 국민은행(64억원)과 농협은행(77억원), 대구은행(19억원), 수출입은행(11억원), 수협은행(45억원), 신한은행(54억원), 외환은행(37억원), 전북은행(4억원), 하나은행(87억원) 등에서 이뤄졌다.

은행들은 청해진해운에 선박보험 담보를 취득하면서 운항관리능력 등에 대한 검토를 빠뜨리는가 하면, 담보가치를 매기기 어려운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교회 건물을 담보로 잡기도 했다. 특히 청해진해운 관계사들 간에 부당한 자금거래가 계속돼왔지만, 은행들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수천억원의 돈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천해지 등 우량기업이 운전자금으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 다른 관계사에 지원을 하는 식이었지만 사후관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는 완전자본잠식 등으로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없는 트라이곤코리아에 이런 자금이 돌려막기식으로 쓰이기도 했다. 노른자쇼핑에 대해서도 신규 점포 개설에 필요한 세부 자금명세 및 점포 개설 여부를 점검하지 않은 채 운전자금을 빌려줬다.

결과적으로 은행들이 대출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청해진해운 및 관계사들에 ‘특혜성 대출’을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관계사들 간 부당한 자금지원의 핵심 고리가 된 ‘운전자금 대출’이 규제 사각지대에 방치되면서 부실 대출을 키운 측면도 있다. 기업의 경영활동에 쓰도록 한 운전자금 대출은 그 용도 및 한도 제한 등이 관련 법규에 명시돼 있지 않고 은행 내규에 따라 임의로 운용되는 경우가 많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한도를 늘려줘야 하는 사유를 면밀히 검토하는 대신 담보만 있으면 고무줄처럼 한도를 올려줘왔다”며 “또 운전자금으로 대출을 받아서 일시적으로 계열사에 빌려준다고 하고서 한계 기업을 지원하는 등 용도 외 사용에 대한 관리도 부실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운전자금 대출 규제 관련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는 사전포석을 깔아두고 있다. 하지만 ‘특혜성 대출’이라는 점을 입증하는 과정에서 운전자금 용도의 범위 등을 두고 논란의 소지가 있어 향후 고강도 제재가 가능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