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선물·옵션 거래
현물시가 대비 5배·55배
미·홍콩은 1.5~2배, 0.7~1.7배
업계는 “거래부진…고사위기”
현물시가 대비 5배·55배
미·홍콩은 1.5~2배, 0.7~1.7배
업계는 “거래부진…고사위기”
국내 대표적 파생상품 시장인 코스피200 선물·옵션의 거래규모가 과도한 수준이라는 금융당국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파생상품 시장이 거래 부진으로 고사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해온 증권업계의 상황 인식과 정반대의 진단이다.
4일 금융감독원이 장내 파생상품 시장에 대해 분석한 ‘코스피 200 선물·옵션시장의 특징 및 감독상 시사점’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코스피200 선물 거래규모는 시가총액 및 주식거래대금에 견줘 대략 5배 가량이다. 미국과 일본, 홍콩 등 국외 파생시장에서는 1.5~2배 수준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거래규모가 비대한 편이라고 금감원은 분석했다. 또 코스피200 옵션도 거래 규모가 시가총액 및 주식거래대금에 비해 50~55배에 달해, 미국이나 홍콩 등의 0.7~1.7배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또 금감원은 코스피200 선물과 옵션 거래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해서도 각각 5배와 57배로, 국외 시장과 비교할 때 과도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선 선물과 옵션이 지디피 대비 각각 2.8배와 2.4배에 그친다. 아울러 국외 시장과 비교할 때 투기거래가 많기 때문에 미결제약정 수량에 비해 일중 거래량이 지나치게 비대하다고 금감원은 지적했다.
개인 투자자의 거래 비중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코스피200 선물·옵션의 개인 거래자 비중은 약 31%로, 일본의 선물 14.2%, 옵션 4%에 견줘 훨씬 높은 편이다. 더군다나 외국계 알고리즘 트레이딩 회사들이 전체 거래의 40~50%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돼, 이들에 의한 시장 장악 가능성이 있다고 금감원은 우려했다. 코스피200 선물·옵션 거래 비중이 전체 파생상품의 약 77%를 차지하는 등 주가지수형 파생상품에 대한 쏠림 현상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금감원은 “국내 주식관련 장내 파생시장은 현물시장 및 실물경제와 연계 균형있는 발전이 필요하다”며 “개인 거래자의 선물·옵션 시장 참여 진입장벽을 강화하고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거래자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분석과는 반대로 증권업계는 그동안 개인 거래자의 시장 진입장벽을 완화해달라고 요구해왔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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