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김정태 30억·신한 임영록 22억
자산·순익은 일본의 10% 수준 그쳐
자산·순익은 일본의 10% 수준 그쳐
국내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봉이 일본에 견줘 최고 3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이런 실태를 주시하고 있는 등 케이비(KB)금융의 수뇌부 갈등 사태를 계기로 금융그룹 시이오들의 연봉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한국과 일본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1~3위 금융그룹 시이오의 연봉은 2013년 말 원-엔 환율(100엔당 1005원) 기준으로 12억~13억원 수준이다. 1위인 미쓰비시 유에프제이(UFJ) 파이낸셜그룹의 오키하라 다카무네 회장(특별고문)이 기본급과 성과급, 스톡옵션 등을 모두 합해 1억2100만엔을 받았다. 2~3위인 미쓰이 스미토모 파이낸셜그룹의 오쿠 마사유키 지주 회장과 미즈호 파이낸셜그룹의 사토 야스히로 지주사장 겸 은행장의 연봉은 각각 1억2200만엔과 1억1600만엔으로 집계됐다.
이에 견줘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기본급·상여금으로 13억4000만원을 받았으며 성과연동주식 3만9580주(연말 종가 기준 17억4000만원)를 합하면 총보수가 30억8000만원에 이른다. 다만 성과연동주식은 2015년까지 3년간 성과에 따라 지급액이 최종 확정된다.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기본급·상여금 13억9800만원에 장기 성과연동주식(3만40주·14억2000만원, 2015년 이후 확정)을 합쳐 28억2000만원, 케이비금융은 회장이 중도 교체돼 정확한 산출이 어렵지만 어윤대·임영록 전 회장의 보수를 합하면 22억3000만원(성과연동주식 포함)으로 추정된다.
국내 상위권 금융그룹의 자산과 순익 모두 일본 상위권 금융그룹의 약 10분의 1 수준에 그침에도 경영진의 연봉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오히려 3배 가까이 많은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금융그룹 회장들이 경영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막강한 권한을 누리면서 거액 연봉을 챙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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