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몰아주기 관행 여전
삼성생명 49.5%, 롯데 46.5%
교보 1.9%·한화 2.0%와 대조
삼성생명 49.5%, 롯데 46.5%
교보 1.9%·한화 2.0%와 대조
현대라이프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 가운데 90%에 육박하는 물량이 현대차그룹 계열사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의 퇴직연금 계열사 몰아주기 행태가 여전히 남아있는 탓이다.
28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영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 제출한 10개 보험회사별 퇴직연금 내부거래 현황 자료를 보면, 6월 기준으로 현대라이프생명의 퇴직연금 전체 적립금 5198억원 가운데 계열사 물량은 4673억원으로 전체의 89.9%에 달했다. 현대라이프생명(옛 녹십자생명)은 2011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이후 대부분 계열사 물량으로 퇴직연금을 운용 중이다.
또 삼성생명은 12조2796억원의 퇴직연금 적립금 가운데 계열사 물량이 6조8068억원으로 전체의 49.5%에 이르렀다. 대기업의 퇴직연금 일감몰아주기가 논란을 일으키자, 50%를 넘지 않는 선에서 비율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계열사 적립금 규모는 총 6조9569억원으로 다른 보험회사의 계열사 적립금을 모두 합한 금액(1조1930억원)의 6배 가량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손해보험은 2012년까지만 해도 계열사 물량이 93.9%에 이를 정도로 계열사 몰아주기가 심했는데, 지난해 말 69.1%, 올해 6월말 기준으로는 46.5%로 낮아졌다. 이밖에 계열사 물량 비중이 흥국생명은 27.5%, 동부생명은 26.5%를 나타냈으며,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각각 1.9%와 2.0%로 낮았다.
김영환 의원은 “그룹 차원에서 계열 보험사를 키기 위해 퇴직연금을 몰아주고 보험사는 땅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몸집을 불려왔다”며 “퇴직연금 몰아주기 과정에서 그룹의 일반 직원인 퇴직연금 가입자들에게 불리한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는지, 부당내부거래 소지는 없었는지 등을 금융당국과 공정위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은 2012년 퇴직연금 적립금의 계열사 비중 공시를 의무화했으며, 보험업계가 자율적으로 2015년 3월까지 계열사의 퇴직연금 거래 비율이 50%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 결의한 바 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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