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금융·증권

카지노 자금세탁 감독을 민간 카지노협회가?

등록 2014-10-21 20:12수정 2014-10-21 21:25

금융정보분석원 ‘인력부족’ 이유
카지노업관광협회에 검사 맡겨
외국인 고객정보 고스란히 노출
금융위원회 소속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전국 14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한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업무검사를 아무런 감독권한이 없는 민간 카지노 업자들에게 맡긴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카지노에는 한해 200만명이 넘는 외국인이 출입하고 있는데, 이들의 고객정보가 민간업자의 손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셈이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기정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국회 입법조사처에 의뢰해 받은 ‘금융정보분석원 관련 검토’ 자료를 보면, 금융정보분석원은 카지노가 금융거래정보를 제대로 보고하고 있는지에 대한 업무검사를, 법적 근거가 없는 ‘자율점검’이라는 명분으로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에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입법조사처는 “자율검사의 경우 아무런 가이드라인이나 제재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 취약하다”며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금융회사에 금융거래정보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법’과 ‘금융실명제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분석원은 ‘특정금융거래정보법’에 따라 금융회사로부터 의심거래 및 고액현금거래(1일 2000만원 이상)를 해마다 1000만여건씩 보고받고 있다. 불법자금의 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의무보고는 2008년부터 카지노 사업자한테도 부과됐다. 불법자금이 카지노 칩을 통해 수표나 현금으로 세탁되는 수법이 적발되면서, 이를 단속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금융정보분석원은 지난해 내국인 대상 카지노인 강원랜드를 제외한 나머지 외국인 전용의 전국 14개 카지노 업체에 대한 업무검사를 카지노 사업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민간 단체인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에 떠넘겼다. 이에 협회는 지난해 6~8월에 14개 카지노에 대한 검사를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의심거래 8762건의 고객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보고 검토 자료를 요청하는가 하면 여권, 연락처, 주소, 자금출처 등 강화된 기준의 고객확인의무 자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협회는 올해도 동일한 업무검사를 실시했다. 2012년 기준으로 협회가 검사를 벌인 14개 카지노에 출입한 외국인 고객 수는 238만4214명이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상 감독·검사권은 금융정보분석원 외에 한국은행 총재, 금융감독원장,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기관장에게만 부여된다.

강기정 의원은 “금융위가 법적 권한도 없는 단체에 민감한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것은 위법의 소지가 있다”며 “권한 없는 협회가 33건의 문제점을 지적해 시정 조처까지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융정보분석원 관계자는 “원래는 검사인력이 부족해 카지노에 대한 지도·감독 및 인허가권을 보유한 문화체육관광부에 위탁하려고 했는데, 문화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