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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KB 새회장에 윤종규씨…낙하산 배제·노조지지 부각

등록 2014-10-22 20:47수정 2014-10-22 23:01

케이비(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 선출일인 22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케이비금융 본점 로비에서 한 직원이 층별 안내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케이비금융 회장추천위원회는 이날 오전부터 후보 4명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한 뒤 윤종규 전 케이비금융 부사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연합뉴스
케이비(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 선출일인 22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케이비금융 본점 로비에서 한 직원이 층별 안내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케이비금융 회장추천위원회는 이날 오전부터 후보 4명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한 뒤 윤종규 전 케이비금융 부사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연합뉴스
하영구씨와 2차 투표서 결판
다음달 주총에서 최종 선임
행장 겸임여부 아직 결정안돼
대외 신뢰회복·내부안정 과제
케이비(KB)금융그룹의 새 회장으로 윤종규(59) 전 케이비금융 부사장이 내정됐다. 그동안 정권실세에 줄을 댄 낙하산 인사들이 내려오면서 ‘정권의 전리품’으로 여겨진 케이비금융 회장 자리에 내부 출신이 중용되면서, 향후 케이비금융 지배구조가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되고 있다. 케이비금융은 다음달 21일 주주총회를 열어 윤 내정자를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한다.

케이비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22일 서울 명동 케이비금융 본점에서 5차 회의를 열어, 윤종규 전 케이비금융 부사장과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지동현 전 국민카드 부사장 등 4명의 후보 가운데 윤 전 부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4명의 후보를 상대로 90분씩의 심층면접을 한 뒤 투표로 최종 후보를 결정했다.

이번 차기 회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는 초반부터 내부 출신이냐 외부 출신이냐가 큰 쟁점으로 부상했다. 윤 내정자는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를 지내던 2002년에 김정태 전 행장이 국민은행으로 영입한 인물이다. 이른바 ‘1채널’(옛 국민은행)이나 ‘2채널’(옛 주택은행) 출신에 속한 토종 ‘케이비맨’은 아니지만, 2002년 이후 국민은행 부행장과 케이비금융지주 부사장 등을 거친 경력 때문에 이번 선출 과정에서 유력한 내부 출신 후보로 분류돼왔다. 극심한 갈등을 겪다 나란히 퇴진한 임영록 전 케이비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각각 ‘관피아’(관료+마피아), ‘연피아’(금융연구원+마피아)로 불리며 ‘낙하산 논란’을 빚은 외부 출신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이런 논란에서 자유로운 내부 출신 윤 내정자가 후한 점수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김영진 위원장(서울대 교수)을 비롯한 9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회추위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정치권이나 금융당국의 개입을 차단하고 독립적 결정을 내리는 데 치중했다는 평이 나온다. 최종 후보는 회추위원 3분의 2인 최소 6표 이상을 얻어야 했다. 김 위원장은 “윤 전 부사장이 하영구 행장과 경합을 벌인 결과 후보로 선정됐다”며 “전문성과 국제적 감각, 개인적 자질 등을 모두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1차에서 5 대 4로 나왔고, 2차에서 6 대 3이 됐다”며 “1차에서는 4명의 후보 가운데 2명(윤종규, 하영구)만 표가 나왔고 다시 투표를 벌여서 한 명이 옮겨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두 후보는 표를 얻지 못했다.

윤 전 부사장이 후보가 된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은 “아무래도 케이비에 오래 계신 점과 그동안 여러 부문에서 경험을 쌓아온 것에서 보여지듯이 굉장히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는 점에 이사들이 좋은 점수를 준 것 같다”며 “케이비 가족의 자긍심을 높이는 쪽으로 경영을 하겠다는 말이 (윤 전 부사장에 대한)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인 하영구 행장은 지난 14일 씨티은행장직을 사임하겠다는 뜻을 표명하면서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지만 최종 문턱에서 윤 내정자에게 밀렸다. 현직 은행장이 경쟁사 최고경영자로 나섰다는 점에서 여론이 좋지 않았던데다, 씨티은행 부행장을 지낸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나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가깝다는 점도 자칫 또다른 낙하산으로 비칠 수 있는 탓에 악재로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비 내부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운 편으로 알려진 윤 내정자는 이번에 회장 선출 과정에서 발언권을 높인 노조의 지지를 얻은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성낙조 국민은행노조 위원장은 이날 차기 회장 후보 선정 결과를 본 직후에 “케이비가 관치의 외압에서 벗어난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했다.

총자산 300조원, 임직원 2만5000여명의 케이비금융을 이끌게 될 윤 내정자에게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잇따른 금융사고와 수뇌부 간 갈등으로 추락한 케이비의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하는데다, 내부 조직 안정과 악화된 수익성 회복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당장 옥상옥 구조로 도마에 오른 금융지주와 은행 간의 지배구조 문제를 어떻게 바로 세울지에 금융권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케이비 내분 과정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지주사 회장이 국민은행장을 겸임할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김영진 회추위원장은 “겸임 문제는 윤 후보와 이사회가 협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아시아금융학회장)는 “차기 회장이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앞으로 내부통제시스템을 어떤 식으로 구축할지 발표하고 실천하는 일에 가장 먼저 나서야 할 것”이라며 “당분간 회장과 행장을 겸임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보연 김수헌 이정애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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