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를 빼내서 피해자의 돈을 가로채는 ‘피싱사기’는 대도시의 30대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고, 저금리 대출을 해준다며 접근해 돈을 빼가는 ‘대출사기’는 지방에 거주하는 40대 남성이 많이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금융감독원은 2011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피해구제신청이 들어온 피싱사기 7만859건과 2012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로 접수된 대출사기 1만3915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 기간 동안에 피싱사기는 인구 10만명당 175건이 발생했으며, 1인당 피해액은 약 1130만원에 달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가 전체의 28.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여성 피해자가 54.3%로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다. 특히 서울지역 20대 여성의 피해발생 빈도는 같은 연령대 남성의 2.5배에 달했다. 30대와 40대 여성은 1인당 피해액도 올해 기준으로 각각 1874만원과 1513만원으로, 2012년의 1163만원과 1052만원에 견줘 크게 늘었다.
연도별 피싱사기 발생 추이를 보면, 40대와 50대를 상대로 한 사기 빈도는 갈수록 줄어온 반면에 20~30대 청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에선 크게 늘었다. 또 서울지역에서 일어난 피싱사기 피해가 인구 10만명당 258건으로 가장 높았다. 피해자들이 돈을 송금한 이후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한 시간은 평균 15시간이나 됐다. 1시간 이내에 신고한 사람은 전체의 21.5%에 불과했다. 피해금을 돌려받는 비율은 평균 사기 피해액의 10%대 초반 수준에 그치는데, 1시간 이내에 계좌가 지급정지되면 환급율이 25% 이상으로 올라간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인구 10만명당 142건이 발생한 대출사기 피해는 연령별로는 40대(32.6%), 성별로는 남성(63.5%)이 많이 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1인당 피해액은 약 450만원이다. 지역별로는 인천에서 인구 10만명당 177건으로 가장 피해가 많았고 충남(153건)과 강원(152건) 등의 차례였다. 피해자의 직업은 회사원이 54.8%로 가장 많았고 자영업자(31.6%)와 주부(11.0%)가 뒤를 이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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